연극계 운영난 공연활동 저조
외지공연 치중 지역연극 외면
최근 일부 연극인을 비롯한 문화계 관계자들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원주지역 연극계의 공연활동이 저조해 시민들이 지역연극을 외면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올해 원주에서 공연한 작품은 모두 10여편으로 이중 아동극과 청소년연극을 제외하면 순수 성인대상 연극은 서너작품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를 극단별로 보면 30여년넘게 원주연극을 이끌어 온 극단산야(대표:김학철)가 1월에 <두 여자 두 남자>를 공연했으며, 90년 창단한 치악무대(대표:박전하)는 올해 단 한 작품도 원주공연을 하지 못했다.
또한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93년 창단한 우리극패 노뜰(대표:원영오)이 <황야>, <피의 결혼>을 무대에 올려 가장 많은 공연활동을 가졌으며, 96년 창단한 극단우리네땅(예술감독:김봉열)은 아동극과 청소년연극 네 작품을 공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98년 창단한 극단여성의 <그 여자>, 광대패 모두골의 <노숙자이야기>가 각각 무대에 올려졌다.
이처럼 성인이 볼만한 연극공연이 적은 원인에 대해 연극계 관계자들은 누적되는 극단의 운영난과 새로운 연극인력의 확충이 부진하다는 점을 손꼽고 있다.
연극계 관계자는 “지역연극의 공연수입이 별로 없는데다 계속되는 극단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연극인들의 공연의욕이 감소된 것이 사실”이라며 경기불황의 여파가 문화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지역 연극계의 운영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의 경우 더욱 악화돼 연극전용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치악무대는 계속된 재정난으로 임대료를 마련하지 못하면 극단사무실을 내놔야 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극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않아 원주공연보다 지원금을 받는 군지역 외지 공연에 더 치중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한 극단은 가을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나 사실상 공연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무대에 설 새로운 연극인력 확충문제 또한 재정난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이다.
한 극단의 경우 20여명의 단원이 있으나 실제로 활동하는 단원은 1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며, 올해 두 차례 신입단원을 모집했으나 단 한명의 단원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단원이 감소한 상태.
또 다른 극단의 경우 서너명의 배우가 생업을 위해 연극무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극단여성과 극단노뜰은 공연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올해 객원배우를 영입해 공연을 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원주의 유일한 연극전용 소극장 ‘섬강’마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어서 원주지역 연극계의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 관계자는 “볼만한 연극이 없는 것은 연극인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도 한 원인이겠지만 자치단체의 정책적인 준비가 미흡한 것도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역축제와 연계한 지역연극의 활성화방안등 본격적인 공연문화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내 가장 많은 극단이 있는 원주에서 오히려 시민들이 지역연극을 외면하는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