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농협 하나로마트는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 내 공판장에서 농산물을 떼다 마트에서 판다. 문막농협 조합원 중 도매시장에 납품하는 농민들도 있기 때문에 조합원 농산물을 공판장 수수료를 포함한 값에 매입하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조합원들에게 직거래로 매입하는 경우는 전체의 10%가 안된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문막농협 뿐만 아니라 원주·판부·소초·신림농협 등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대부분의 상황이 비슷하다. 조합원들에게 직거래로 매입해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하나로마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정물량이 꾸준하게 공급돼야 하는데 들쭉날쭉 하는데다 조합원들이 도매시장 납품가보다 높은 값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매시장에서는 경매를 하기 때문에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을 납품하는 반면 하나로마트에 넘길 때는 품질이 미달되는 것도 섞는다. 문막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품질이 떨어지는 농산물을 공급해 손해를 무릅쓰고 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에게 구입하는 것과 비교해 도매시장에서 사면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하나로마트 측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는 셈이 된다. 조합원들로부터 직거래로 구매해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하나로마트 관계자들은 "아직은 이상일 뿐이다"고 말한다.

농협은 농민 위한 조직
원주는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관내에서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시장규모를 갖춘 것으로 농업 관계자들은 판단한다. 농업인구가 전체의 10%가 채 안되는데다 도시화가 진행되며 경지면적은 날로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판로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원주시가 시범사업으로 산머루·다래·미니 파프리카 등의 신품종을 농가에 공급하고 있으나 판로는 전적으로 농민들 몫이 되면서 판로문제가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원주시가 오는 5월경 농산물 바이어를 초청, 미니 파프리카·잡곡·화훼 등의 수출을 시도하는 목적도 판로의 외연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농협 하나로마트를 지역농산물 소비시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직이며, 하나로마트는 소비자들로부터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연합사업 바람직, 궁극적으로 APC 건립
치악산복숭아가 2006년 복숭아 상표대전에서 전국 5대 상표에 선정된 원동력은 연합사업이었다. 영세한 소규모 농가들이 연합사업단을 꾸려 납품물량을 규모화 했고, 검품을 강화한 결과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토마토, 조엄밤고구마 등 타 작물도 연합사업이 실시돼야 규모화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치악산복숭아 연합사업이 지금의 성과를 내기까지 농협중앙회 원주시지부는 수년간에 걸쳐 많은 공을 들였다. 지역농협 별로 연합사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며, 물량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돼 농협중앙회 원주시지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사업으로 적정물량이 공급되고, 품질이 균일화되면 농협 하나로마트에 납품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는 셈이다. 또한 하나로마트 점장들은 매월 정례모임을 갖고 있으며, 특판행사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결속력이 높기 때문에 연합사업을 통해 생산된 농산물을 공동마케팅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품목별로 집하·검품·보관 등이 이뤄지려면 궁극적으로 산지유통센터(APC)가 건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농업인은 "이계진 국회의원이 공약으로 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약속한 만큼 이 의원을 중심으로 농민, 농협, 원주시가 합심해 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해야만 원주농업의 미래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