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열 시장은 지난 2006년 일본 이치카와시를 다녀온 후 아이디어를 얻어 자치단체 중 최대규모의 도서관을 신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구상은 공공청사에 도서관을 입주시키는 계획이 확정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또 다시 공공청사 도서관 입주가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도서관 신축이 지역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시립도서관 과포화 상태
시립도서관 과포화 상태는 도서관 신축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장서 수는 13만4천여권. 해마다 7천~8천권의 신규 도서가 들어오는데 공간이 없어 해마다 신규 도서량 만큼의 책을 불용결정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존서고도 더 이상 책 놓을 공간이 없고 간행물 자료실은 북츄럭도 다니지 못할 정도다.
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장서 수를 늘리고 공간을 확보하려면 열람실을 없앨 수밖에 없을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다"며 도서관 신축이 하루빨리 공론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립도서관은 지난 96년 신축·이전한 것으로 장애인 시설이 갖춰져 있지 못한 상황. 엘리베이터는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협소하고 이마저도 지하 1층 간행물 자료실까지는 운행이 불가능하다.
신축한다면 어디로?
도서관 신축이 공론화됐을 당시 거론됐던 곳은 단구동 구곡초교 인근이다. 학교와 학생 수가 가장 많은 단구동에 도서관을 신축해야 한다는 해당 지역 주민의 여론이 반영됐던 것. 하지만 이곳에 도서관을 신축하면 평생교육정보관과 현재의 시립도서관, 신규 도서관이 3km 안에 자리잡는 것이어서 타 지역 거주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고 토지보상가가 너무 높아졌다는 것도 단점 중 하나이다.
용정순 시의원은 태장2동 옛 쓰레기매립장 부지에 도서관을 신축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집행부에 전달한 바 있으며, 문화재 원위치 보존결정이 난 태장2동 국군원주병원 부지를 사들여 신축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공공시설 용지 취득이 용이한 소일택지 예정지나 혁신도시 예정지 등도 도서관 신축 위치로 제안되고 있다.
대형도서관? 작은도서관?
대형도서관 건립계획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대형도서관 보다는 지역 곳곳에 작은 도서관을 마련해 네트워크화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주민들이 책과 가까이하려면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부천시는 본관과 9개의 분관을 두고 '상호 대차 프로그램'을 이용, 아무곳에서나 본관 또는 분관에 있는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립도서관뿐 아니라 교회에서 설립한 도서관까지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어디서나 도서관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고 대출·반납도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주의 경우 현재의 시립도서관이 워낙 포화상태여서 도서관 정책 방향이 작은 도서관으로 가닥을 잡아도 본관 형태의 도서관 신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호 시립도서관장은 "분관을 여러 곳에 설치하더라도 현재의 시립도서관은 워낙 포화상태여서 시스템을 갖출 여력이 되지 않아 본관 역할을 할 수 없다"며 "본관 역할을 할 수 있는 규모있는 도서관 신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교 도서관 장서를 시립도서관처럼 십진분류법에 의해 정확히 분류하고 전산시스템을 통일·연결해 주민에게 완전 개방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하루빨리 공론화해야
도서관 건립계획이 확정되더라도 타당성 검토와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투·융자 심사, 교통·환경 영향평가 등 첫삽을 뜨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현재의 시립도서관 상황과 주민욕구, 도시발전 속도를 봐서라도 도서관 신축이 공론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시발전에 걸맞은 교육·문화 인프라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 몇년째 답보상태인 도서관 정책 방향 결정이 하루빨리 요구되고 있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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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분만 해도 살 빠진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