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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속은 숯검둥이가 됐다

김학수 이통장협의회장 이상용 기자l승인200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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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7월 중앙동 16통(정지뜰마을) 통장을 뽑던 날, 김학수(53) 씨는 사업차 원주를 떠나 있었다. 주민들은 김 씨가 없는 틈을 타 그를 통장에 임명했고, 원주로 돌아와 이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1년만 맡겠다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그런데 1년 후 주민들은 연임을 부탁했고, 이듬해에도 부탁했고, 그 이듬해에도 반복되며 김 씨는 인생이 바뀌었다. 통장이 뭐 대단하다고 인생이 바뀌었냐며 색안경을 쓰고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책임 회피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김 씨는 기왕 맡은 거, 제대로 하겠다고 덤볐다.
정지뜰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고 있는 김 씨는 학성초교(21회), 대성중(16회), 대성고(18회)를 졸업하고, 육군삼사관학교 14기로 입교했다. 88년 2월 대위로 예편하기까지 14년간 군인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동생과 제수, 아들이 현역군인으로, 그의 가족은 군과 인연이 깊다. 동생 익수(51) 씨는 통신대 준위로 근무하고 있고, 동생의 아내 전명순(51) 씨는 특전사에 근무한다. 김 씨도 현역시절 특전사에 8년간 복무했다. 특전사에서 실시하는 스카이다이빙 교육 기수로 제수보다 3기 선배이기도 하다. 아들 민성(26) 군은 학사장교 출신으로 공병여단에 복무하고 있다.
군에서 예편한 뒤 김 씨는 축사·하우스 시공업체를 설립하고, 도내 전역을 무대로 일을 했다. 통장을 처음 맡게 된 것도 이 시점이다. 그런데 6년 전 중앙동통장협의회장을 맡게 되면서 시간에 쫓겨 결국 업체를 접었다고 김 씨는 말한다. 연중 태반을 원주를 떠나 생활하는 직업인데도 통장협의회장을 강제로 떠맡기다시피 해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기로에서 통장을 선택한 것. 또 당시 먹고살 만큼 벌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업체를 접고, 원주에 식당을 냈다.
하지만 식당일은 전적으로 아내 이인자(48) 씨가 도맡아 한다. 3년 전 김 씨가 원주시이통장협의회장에 선출되며 식당을 들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 씨에 의하면 아내의 속은 까맣게 타다못해 이제는 숯검둥이가 됐다.
그가 동사무소에 들르는 날은 1년에 300일이 넘는다. 들르지 못하는 날은 전화라도 꼭 한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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