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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왔는데 직원은 안온다'

교육ㆍ주거환경 열악하다며 이사 꺼려 김설영 기자l승인20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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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진 앞쪽은 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 뒤쪽은 동화지방산업단지.  
 

 수도권 기업의 원주이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 유입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직원들이 원주로 거처를 옮기길 꺼리고 있기 때문. 문막읍에 학교, 주택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이유다.
 원주시에 따르면 문막 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와 지방산업단지에 가동 중인 기업은 14개(고용인원 534명)이며 입주가 예정된 기업은 39개이다. (주)동우(고용인원 420명), 삼아약품(주)(고용인원 290명) 등 굵직한 기업들도 입주할 예정이다. 
 이전기업마다 직원들이 원주로 이전하는 것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거주지 이전의향을 묻는가 하면, 일부기업은 직원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원주시가 기업유치를 위해 80억여원 예산을 지원했지만 정작 원주에는 이득이 미비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원주상공회의소 신창선 사무국장은 "기업이 이전하기 전에 기반시설을 갖추거나, 최소한 입주와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주거타운 설립 등 기반시설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반시설이 마련되면 자연히 유입인구는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주로 이사오기 꺼린다
 원주로 이전하는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 대부분이 원주로 이사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시설이나 교육여건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본사와 공장을 이전하는 (주)동우는 8개 협력사와 함께 오는 11월 이전한다. (주)동우 협력사 고용인원만도 250여명에 달하며, 원주시는   (주)동우와 협력사 이전에 따른 인구유입 효과가 1천266명(세대당 평균 가족 수 2.9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주)동우는 직원들이 원주로 이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난감해 하고 있다. (주)동우가 최근 직원을 대상으로 '원주로 주소지를 옮기겠느냐'는 의향을 물은 결과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훈 이사는 "횡성공장은 20%, 용인공장은 조금 더 높은 비율의 직원이 이주를 하면 그만두겠다고 했다"며 "계속 다니겠다는 직원 중 원주로 이주하겠다는 직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주택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대다수였다"며 "7월경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설문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직원들이 원주로 이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자 (주)동우는 기존 공장이 위치한 용인과 횡성으로 통근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원주시가 기대한 인구유입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화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로 이전한 지 3년째인 (주)에이아이랩은 직원 절반가량이 주말부부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문막의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 연구원들이 이사를 꺼렸기 때문이다.
 강동원 이사는 "원주는 교육과 주택 등 모든 면에서 수도권에 비해 환경이 열악해, 원주로 온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시 경제정책과 박성룡 과장은 "기반시설은 교육, 문화, 주택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형성돼야 하기 때문에 단기일에 해결되긴 어렵다"며 "점차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반시설이 갖춰진 시내지역에 직원들이 살고, 문막으로 출퇴근을 하게 하는 것도 시 전체로 보면 유치효과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원주~문막 간 도로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 관계자들은 "원주로 이사해 30분 걸려 출퇴근하느니,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래 살던 지역에서 다니지 않겠느냐"며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직원 이직률이 높아져 기업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주택부족하고 가격 비싸고
 원주시가 조사한 원주시 인구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문막읍 인구는 1만8천400여명, 7천여세대이다. 그러나 문막 부동산업계는 실제 정주인구가 3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독주택과 다세대, 다가구주택을 감안하더라도 문막읍 아파트는 5천284세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랜드 관계자는 "정주인구에 비해 주민등록상 인구가 적은 것은 문막읍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대부분 시내나 수도권에서 통근을 하는 세대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 중 상당수는 원주보다 주택가격이 낮은 여주에 집을 마련해 통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높은 가격도 문제다. 최근 분양한 극동스타클래스와 신원 아침도시의 분양가는 각각 630여만원, 580여만원으로 20평대 아파트가 1억원이 넘는다. 기존 아파트들은 3천500만~7천500만원에서 구입 가능하지만, 수요가 많아 매물이 부족하다.
 원주상공회의소 신 사무국장은 "기업입주가 본격화되면 엄청난 주택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며 "현재 주택가격이 높은 만큼 이를 낮추고 장기적인 주택공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건축과 관계자는 "원주시가 분양가상한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기 때문에 높은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부터 문막읍 건등리에 498세대 규모의 국민임대아파트가 신축에 들어갔다"며 "주택공급에 따른 아파트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문계 고등학교도 없어서야
 자녀가 있는 직원들이 이주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문제이다. 현재 문막읍에는 초등학교 4개, 중학교 1개, 실업계 고등학교 1개 등 모두 6개 학교가 있다. 그러나 정작 인문계고교가 없어 문막읍으로 이전하는 업체는 시내로 통학해야 하는 불편이 야기되고 있다.
 문막 인문계고교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전인기, 이하 인문계고교 추진위)는 문막읍 학생이 진학문제로 인해 타시도나 시내로 통학하거나 이사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인문계고교 추진위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3년간 문막읍에서 타시도나 시내로 전학을 한 학생은 연평균 355명이다.
 전 위원장은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타시도에 거주지를 두고 문막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교육 등 기반시설이 없다면 기업유치에 따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문막읍에 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여론이 거세다. 그러나 원주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은 아직까지 학교설립은 어렵다는 견해다.
 
 ▷기업유치 파급효과 '속빈강정'
 기업유치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이전과 함께 인구유입이 늘어나 국비 보조나 세수증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기업 직원들이 가족을 동반해 이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현재 이전기업에 대한 지원조례에는 '직원의 이주나 현지채용인원을 의무화하는 등의 규정은 없다.
 이에대해 원주시 경제정책과 기업유치계 신윤하 담당은 "이전 기업들에게 직원 이주를 강요하는 것은 거주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협약서에 명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막읍 주민들은 "이대로라면 기업유치에 따른 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적지 않은 지원금을 주는데 기업이전에 따른 효과가 없다면 기업만 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주상공회의소 신 사무국장은 "지원금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강제사항은 아니더라도 직원 이주문제와 현지채용 등에 대한 로드맵을 제출토록하고 이행을  독려해야 한다"며 "유치하는 것 보다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설영 기자  sy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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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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