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경마장 설치 저지를 위한 원주시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최정환, 이하 대책위)가  14일 박홍수 농림부 장관과 이주영 농림부 화상경마장 담당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농림부가 지역 여론을 조작한 문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있다.
지난 15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국회의원을 통해 공개된 원주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건물선정 승인 검토 보고서에는 "화상경마장 설치 반대를 주도했던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는 유치반대를 철회하였고 원주시민연대, 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등 대부분의 시민단체도 장외발매소 유치에 반대하고 있지 않음"이라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놓고 있다. 또 전직 국회의원이 개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허위내용과 시의회 역시 화상경마장 설치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 없다는 왜곡된 사실도 포함돼 있다.
보고서에 거론된 단체들과 인사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전덕중신부는 "너무 황당해 할말이 없다"며 "말도 안되는 소설 같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화상경마장 설치가 추진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적극적인 반대 의사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고 적시된 이계진 국회의원은 15일 성명을 내고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며 "건물주와 투자자들의 금융부담 어려움을 농림부가 걱정하는 내용을 빼고는 모두 완벽히 날조된 허위사실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또 "농림부의 작태에 대해서 향후 국회차원에서 명백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당시 농림부 축산국 국장과 과장, 담당 사무관, 마사회 관계자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천주교원주교구로 부터 반대 철회를 이끌어 냈다고 보고서에 적시된 전직 국회의원 역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사회 직원의 방문을 받은 적도 없거니와 마사회장으로부터 천주교 원주교구를 설득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보고서에 적힌 내용들은 날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갑 의원은 다음달 24일 이 보고서를 작성한 농림부 이주영 사무관을 출석시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건축법과 마사회법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의원실 김순임 보좌관은 "보고서가 조작된 사실을 밝히기 위해 담당 사무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허위보고서가 공개됨에따라 대책위도 투쟁수위를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4일 공문서 위조 및 허위사실 유포, 직무유기 등으로 농림부 담당사무관과 농림부 장관을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에 고발한 대책위는 이번 주에 허위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 철저한 수사를 다시한번 촉구할 예정이다.
21일 오후2시에는 순천화상경마장 반대 대책위원회와 함께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부의 사행산업 육성 규탄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화상경마장 개장에 앞서 건물 앞 천막농성도 계획하고 있다.
김영하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29일 예정돼 있는 개장이 확정되면 천막농성을 포함해 개장저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대책위의 농림부장관 고발과 관련해 14일 중앙당 차원에서 성명을 내고 "도박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지역 주민들의 반대는 몰지각한 공무원 1인의 허위 보고로 감출 사안이 아니다"며 "검찰은 원주 시민들의 희망을 외면하지말고 법에따라 정의를 실현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같은 움직임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개장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것이 오히려 지역사회 분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달 말 개장 강행의 뜻을 다시한번 밝혔다.
한편,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은 고발장에 적시된 내용 이외의 것도 수사할 뜻을 밝혀 범위가 어디까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선기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