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을 부인을 딸려 유학을 보내고 혼자 사는 가장들이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고 대안을 찾기 위해 인터넷상에 “한시적 총각으로 사는 가장들의 연합회”라는 약어인 ‘한총련’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모임을 만들었다는데 빠른 시일 내 엄청나게 가입회원이 늘었다는 뉴스보도였다.
교육개발원의 자료에 의하면 작년 기준으로 해외 유학생이 14만 8천명에 달한 것으로 발표되었으나 단순한 가족방문이나 관광비자를 이용해 출국한 변칙유학을 포함하면 적어도 20만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학정보박람회에 몰려드는 인파나 유학관련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조회자의 수가 급증하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유학 엑소더스다.
해외유학의 학문적 성공확률은 5% 정도로 마치 벤처와 같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공용어가 돼버린 영어 하나만이라도 건지자는 절박감에 이 땅의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해외로 떠난다.
초·중·고생은 물론 대학생에게도 어학연수는 일종의 통과의례가 된지 오래다.
통계에 의하면 유학을 가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국내교육에 대한 불신이다.
영어교육 하나만이라도 그렇다. 학교 영어교육이 학생들로부터 버림받은지 오래다.
그러나 학교 영어교실의 시계는 30년 전에 멈춰 서 있다.
얼마 전 교육부는 금년에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를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지만 일선 초등학교의 현실은 완전히 안절부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타 과목 중등교사를 단기간 연수시켜 영어전담교사로 활용하는 근시안적 사고방식에서 우리의 영어교육은 더욱 더 설자리가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이 뿐인가 자고 나면 바뀌는 입시제도, 내신을 위해 학교에 가고 공부를 위해서 학원에 간다는 학생들, 그러기에 학원에서의 매는 사랑의 회초리이고 학교에서의 매는 교육폭력으로 매도되는 교육풍토, 이미 공교육은 교실붕괴라는 부도를 맞았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학교를 떠나고 싶은 건 학부모나 학생만이 아니다.
제멋대로 길러진 버릇없는 학생들, 남이야 어떻든 자기 자식은 잘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학부모, 학교 현실도 모르고 하인 부리듯 일방적으로 지시만 하는 교육당국, 대드는 학생과 따지는 부모들 곁에서 교사들도 떠나고 싶다고 절규한다.
자녀를 유학 보내는 두 번째 이유는 공교육의 부실을 메꾸기 위해 치러야 할 사교육비를 감당 못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캐나다에서 월 2천불(250만원)이면 중류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자녀를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대학의 경우 자녀당 연 1천만원 정도이므로 두 명의 자녀라면 교육은 어차피 포기이다.
대학입시를 위해 치러야 할 사교육비는 이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연감에 따르면 작년도 공식적으로 등록된 해외유학생 기준으로 유학비용이 어림잡아 30억불(우리나라의 무역흑자가 작년말 30억불), 그야말로 5천만명이 열심히 일해 번 외화를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외국에 지불했다는 것은 실로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은 학교의 현실, 사교육 체계, 사회의 관습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하루아침에 느닷없이 바뀌는 혁명적 조치인 교육개혁이 아니라 물이 흐르듯 골을 파주어야 한다.
열린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암기교육을 매도만 할 일이 아니라 창의력도 일정의 지식 속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바탕으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나가는 제도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절대로 일과성이 아닌….
이은학(한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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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분만 해도 살 빠진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