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기왕이면 제대로 먹어야죠”
코 끝 찡한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김치 환상궁합

전통 전라도 방식, 애탕·홍어묵 별미

홍어는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갈리는 매니아(?)틱한 음식이다. 잘 못 먹는 사람은 홍어 특유의 암모니아 향에 코를 감싸며 고개를 돌리지만 먹는 사람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잔치에 홍어가 빠지면 그 잔치 참 먹을 것 없다고 수군거린다할 정도로 전라도 사람들의 홍어사랑은 남다르다. 홍어요리의 원조가 어느 지방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목포에서 나는 홍어가 유명한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목포에서 가장 큰 한국수산에서 공급받은 홍어만을 사용하는 ‘목포홍어(대표:정종희)’는 제대로 된 전라도식 홍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발효식품인 홍어는 상해도 먹을 수 있고 삭힐수록 맛있고 꽃게와 돔, 광어, 우럭, 조기, 새우 등을 먹이로 삼아 고단백 알칼리성 식품으로도 유명하다.
과거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자주 먹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부담스러운 음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수입산이 많아 보다 가벼운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당연히 국산이 수입산보다 맛과 향 면에서 월등하지만 수입산도 삭히는 온도와 시간을 잘 조절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 사장(45)의 설명이다.
‘목포홍어’는 맵고 짭쪼롬한 전형적인 전라도식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애탕과 홍어묵, 홍어탕 등 다른 홍어 요리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음식들을 이곳에서는 맛볼 수 있다. 특히 정 사장이 자랑하는 음식은 홍어애탕과 홍어묵.
“처음에는 원주 분들이 애탕을 잘 모르셔서 홍보용으로 내놓았는데 이제는 워낙 많이 찾으셔서 당연히 홍어를 시키면 함께 나가는 음식이 됐어요.”
자연산 톳과 홍어내장, 홍어뼈, 홍어점액을 넣고 된장으로 맛을 낸 홍어애탕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숙취에 그만이기 때문에 술 먹은 다음 날 애탕으로 해장하고 싶다는 손님들의 요청으로 따로 메뉴에도 올렸을 정도다. 5가지 젓갈과 전라도식 짱아찌 등 15가지 반찬이 푸짐하다. 애탕백반 7천원.
홍어묵은 홍어를 시키면 밑반찬으로 나온다. 홍어 점액질을 모아 몇 시간동안 푹 고아낸 후 고운 보자기에 걸러서 만든다. 가무잡잡한 색이 마치 도토리묵처럼 생겼지만 한 입 넣으면 진한 홍어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스태미나 음식으로도 유명해 인기가 높지만 점액이 어느 정도 모아져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운(?)이 좋아야 먹을 수 있다.????
‘목포홍어’의 대표메뉴는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가 조화를 이루는 홍어삼합이다. 쫀득쫀득하게 씹히면서 코끝이 찡해오는 홍어와 돼지고기의 묵직한 맛, 새콤하고 시원한 묵은 김치의 어울림은 다른 음식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매력이다.
돼지고기는 된장, 흑설탕, 계피 등 15가지 재료를 넣어 누린내를 제거한다. 삶아낸 직후 바로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2~3인분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며 손님들의 칭찬이 자자하단다.
김치는 친정어머니가 전라도에서 담가 1년여를 숙성시킨 후 보내준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3년 정도 숙성된 김치도 가끔 보내준다니 정 사장에게 살짝 물어볼 것. 대 6만원, 중 4만원.
‘목포홍어’에는 홍어 한 마리라는 문구가 써 있다. 뜻을 물어보니 말 그대로 홍어 한 마리에서 나오는 모든 부위를 다 맛볼 수 있다는 뜻이란다. 볼살과 날개, 몸통, 뱃살, 성기, 코 등 부위마다 미묘하게 조금씩 맛이 다르다.
“이왕 드시는 거 최대한 맛있게 드셔야죠.”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해주던 홍어를 먹고 컸다며 원주사람들에게도 전통 홍어 맛을 선보이고 싶다는 정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오전11시부터 새벽2시까지 문을 열고 맨 마지막 주 일요일은 쉰다. 저녁에는 손님이 많은 편이라 가급적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문의:765-8293(목포홍어)
김설영  sy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