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술국’ 끓이면서 배운 맛”
선지, 황태, 뼈다귀 한그릇 3천~4천원 … 인심도 푸짐


2005년이 가고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이맘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 잔 술로 지난 한 해 동안 이루지 못했던 계획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안 좋았던 일을 털어내려 한다. 그뿐인가. 새해를 축하하며 만날 사람은 왜 이리 많은지….
‘적당히 마시겠다’는 다짐도 그때뿐이다. 번번이 한 잔으로 시작했던 술은 한 병이 되고 두 병이 돼 연말과 연초를 술로 허덕이며 보내기 일쑤다. 그렇다고 안 마실 수도 없는 노릇. 그런 요즘, 아침마다 숙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술을 마실 때는 즐겁지만 다음날 술이 깰 때의 고통은 술꾼이 아니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숙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을 삼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세상사가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해결책은 숙취를 빨리 없앨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 흔히 말하는 ‘해장’이다.
단계사거리에서 문막가는 길, 동보렉스 아파트 조금 위쪽에 위치한 ‘쌍령해장국(대표:신현준)’은 뜨거우면서도 시원한 맛으로 숙취를 화끈하게 날려준다.
술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배운 해장국이 이제는 직업이 됐다는 신(50) 사장이 ‘쌍령해장국’을 오픈한지는 딱 1년1개월이 됐다. 전통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맛과 가격을 인정받아 이미 많은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식당운영이 처음이라 재료를 안 아껴요. 요령이 없는 거죠.”
재료도 듬뿍, 이왕이면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에 남는 이윤이 너무 없어 힘들다는 신 사장.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의 해장국 가격은 3천~4천원이다.
“해장국은 서민 음식이잖아요, 그런데 비싸게 받을 수는 없죠. 다들 어려운 시기인데…”
이런 마음은 그대로 전해져 오히려 손님들이 너무 싸다며 가격을 올리라 성화라고. 그러나 신 사장은 가능한 이 가격을 유지할 생각이다. 조금이라도 손님 지갑걱정을 덜어주고자 하는 배려와 해장국을 먹는 이마다 하는 맛있다는 칭찬 한마디에 힘이 나기 때문이다.  
해장국은 선지, 황태, 뼈다귀가 준비돼 있다.
소뼈를 뽀얗게 우려내 기름기를 제거하고 맛을 낸 선지 해장국은 손님들이 가장 즐겨 찾는다. 우거지와 콩나물이 들어가 개운하고 얼큰한 맛. 특히 선지에는 우리 몸에 흡수가 잘되는 철분이 많고 단백질이 풍부한데 함께 넣고 조리하는 콩나물과 우거지에도 해독작용이 있어 숙취를 푸는데 그만이다. 3천원.
황태해장국은 신 사장이 개발한 비밀 소스로 육수를 만들어 시원하고 깔끔하다. 황태해장국에는 원래 선지가 안 나오지만 달라고 하면 뚝배기에 한가득 주는 인심이 흐뭇하다. 4천원.

“서민음식인데 비싸게 받을 순 없죠”
뭐든지 ‘듬뿍’ 요령없는 재료사용이 ‘비법’

칼칼하고 구수한 뼈다귀 해장국은 메뉴 보강 차원으로 두 달 전 시작했다. 보통 돼지등뼈를 사용하지만  ‘쌍령해장국’은 목뼈를 사용한다. 등뼈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고기도 많을뿐더러 육질에서도 차이가 확연하게 나는 것이 그 이유. 3천원.
신 사장은 ‘쌍령해장국’을 시작한 후 추석과 요식업 교육 받은 날, 딱 이틀만 쉬었단다. 미리 육수를 만들어 놓고 직원을 부리면 편하다는 것을 알지만 ‘맛’ 때문에 그게 안 된다며 웃는다. 미리 만들어 놓은 육수는 맛이 탁해지고 국물 색도 변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불편한 것보단 몸이 피곤한 게 낫다”는 그이의 정성은 ‘집에서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의 마음 그것이다.
영업시간은 오전6시부터 오후10시까지이며, 7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가게 앞 주차는 10대정도 가능하지만 인근 공터에 주차 가능하다. ▷문의:731-9989(쌍령해장국)
김설영  sy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