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모르는 사람 있나요”…토속적 정취에서 묻어나는 편안함 매력

토종 옻닭, 옻 오르지 않아 걱정 ‘NO’
모닥불에??고구마 맘껏 구워 먹을 수 있어

가을이다. 얼마 전까지 진초록으로 시야가 온통 푸르렀는데, 어느 사이 가슴속을 파고드는 바람의 청량함이 이제는 확연하게 가을임을 느끼게 해준다. 오늘처럼 눈부시도록 하늘이 맑은 가을날, 일상의 자잘한 고민을 잠시 놓아두고 가을의 낭만과 무공해 자연의 넉넉함을 찾아 떠나보자.
판부면 금대리 금대초등학교 맞은편에 자리한 ‘야누드(대표:이금애, 총지배인:석현자)’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한가하고 고즈넉한 시골풍경이 마음을 느긋하게 풀어주는 곳이다.

“올해로 만 10년째니까… 원주에서 ‘야누드’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예요.” 환한 미소로 맞이하는 이금애(43) 사장은 먹을거리에 조예가 깊어 이곳뿐 아니라 현재 원주시 최초의 왕게ㆍ대게찜 전문점인 ‘해조’도 운영하고 있는 그야말로 요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소박미가 물씬 풍기는 돌너와집, 나뭇결 그대로 살리고 아늑한 맛이 일품인 야외 탁자, 참나무 장작이 타들어가는 모닥불은 널찍한 마당과 조화를 이뤄 토속적인 정취를 더한다.??은은한 황토 흙내음 가득한 실내는 커다란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가을 햇살을 한가득 머금고 있어 어디에도 뽐내고 으시댄 흔적 없이 본디 그 자리인 듯 주변 풍경에 아늑히 스며들었다.
‘야누드’의 대표 음식은 토종 옻닭과 엄나무 백숙. 도토리묵, 동치미, 나박김치 등. 십여 가지 반찬이 올라앉은 상차림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해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항암, 숙취 해소에 좋은 옻과 위장을 보강하는 작용이 강하고 따뜻한 성질을 가진 닭이 조화를 이루는 ‘토종 옻닭’은 조상의 지혜가 듬뿍 담긴 음식이다. 노르스름한 옻닭 국물에 소금을 넣어 간한 뒤 후후 불어가며 한입 맛보면 옻 특유의 알싸한 향과 구수하고 시원한 닭 국물 맛이 입맛을 돋운다. 3만원.
인삼, 황기 등 각종 한방재료와 엄나무를 넣어 한약재가 우러난 향긋한 국물이 입맛을 당기는 ‘엄나무 백숙’도 권하고 싶은 메뉴.

백숙을 먹을 때 보통 국물은 기름이 많아 먹지 않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반해 이곳의 국물은 엄나무의 향이 짙게 배어나 무척 담백하고 그 시원한 맛은 일품이라고. 엄나무는 만성 간염과 관절염에 효과가 뛰어나다 하니 맛은 물론이요 건강식으로도 먹어 볼만하다. 3만원.
또한 요리에 사용하는 옻과 엄나무는 주변 300여 평의 밭에서 이 사장이 직접 재배하고 있다. 토종 옻닭의 경우 혹시 옻이 오르는 것을 염려하는 손님들을 위해 특별히 부작용 없는 옻도 준비하고 있어 이 사장에게 미리 귀띔을 한다면 아무런 걱정 없이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보리밥 정식(5천원), 고등어조림과 올갱이국(5천원), 도토리수제비(6천원)가 점심 메뉴로 준비되어 있다. 그 중 도토리수제비는 새우, 다시마, 멸치 등 10여 가지 재료로 만든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한 국물과 도토리수제비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미각을 돋워준다고 하니 놓치지 말 것.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야누드’.??이 사장이 정성스레 마련한 고구마를 모닥불, 벽난로에서 마음대로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한 풍성한 인심은 이곳을 찾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프랑스 어느 작은 마을의 축제, 야누드. 화려함과 북적거리는 축제가 아닌 가을의 푸근함과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작은 축제를 느끼고 싶다면??금대리‘야누드’를 찾아보길 권한다.??
100석 좌석에 20여 대 주차 가능한 주차장이 있다. 오전10시부터 밤11시까지 영업한다. ▷문의:762-7898(야누드)
<김설영 기자>
김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