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메밀 갈아 만든 진짜 막국수 … 기술분점만 전국에 5~6개

3일간 우린 사골에 동치미 배합한 ‘특별한 육수’
검은콩과 땅콩 갈아 만든 검은콩 메밀콩국수 이색

막국수를 메밀로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는 곳이 있다.

막국수를 메밀로 만드는 것이야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밀가루나 여타 재료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100% 메밀로만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무실택지 자연나라유치원 뒤 강원도막국수(사장:이성규)는 100% 메밀만을 사용한 막국수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막국수의 본 고장 춘천은 물론 인근 제천에서도 막국수 한 가지로 유명인사가 된 이성규(47) 사장이 직접 요리한다. 이 사장은 막국수에 약초를 가미한 약초막국수를 개발, 제천시 향토지정음식점으로 선정될 만큼 이미 인정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100% 메밀막국수는 영농후계자 출신인 이 사장이 7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작품.

밀가루나 다른 재료가 혼합되지 않은 메밀은 점성이 약해 반죽자체가 힘들다. 어렵사리 반죽이 돼서 면을 뽑는다 해도 쉽게 풀어지고 흐물거려 불은 면 먹는 기분에 더 이상 쳐다 보기조차 싫은 게 사실. 게다가 값비싼 메밀을 넣으면 넣을수록 음식의 단가는 따라 오르기 마련이니 메밀 향 그윽한 전통 막국수 맛 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메밀을 얼마나 곱게 빻느냐에 그 맛의 비결이 달려 있다. 통메밀을 갈고 난 뒤 입자가 일정한 ‘분도’에 이르지 못하면 반죽 자체가 어렵기 때문. 메밀가루 입자가 굵으면 반죽을 하고 면을 뽑는다 해도 국수의 쫄깃함이 사라져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쉽상이다.

이 사장은 “7년간 1톤 트럭 4~5대 분량의 통 메밀을 버려 가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적합한 분도를 찾아냈다”고 소개한다. 물론 알맞은 분도의 메밀가루가 있다고 해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손 끝의 감각을 유지하며 3~4차례에 걸쳐 반죽에 필요한 물의 양을 맞춰야 하기에 오랜 숙련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이 사장의 귀뜸.

강원도막국수에서 맛볼 수 있는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검은콩 메밀콩국수에는 모두 이 사장의 땀이 깃들은 100% 메밀면이 사용된다.

특별함은 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3일간 우린 사골 육수와 천연과일을 듬뿍 담아 자연에서 숙성시킨 동치미를 배합해 특별함 그 이상의 물 막국수를 만들어 낸다. 처가 영월에서 직접 재배한 태양초고추로 버무린 비빔막국수는 특유의 새콤 달콤함으로 입맛을 돋군다. 여기에 음식점 주변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활련화(허브)와 메밀싹이 얹어져 눈과 코를 즐겁게 한다. 1인분 4천500원.

검은콩과 땅콩을 함께 갈아 만든 검은콩 메밀콩국수가 구수함을 더하고 통메밀을 직접 갈아 만든 메밀묵사발도 별미음식. 1인분 5천원.

국수나 묵사발로 아쉽다면 황귀, 당귀, 감초 등 4가지 한약재와 전통방식 그대로 담근 집 된장을 넣고 함께 삶아 낸 편육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생삼겹살만을 사용해 유난히 부드럽다. 1만~2만원.

이미 서울, 충북단양, 전남장성 등 기술분점 형태로 영업 중인 곳만도 5~6개 업체. 입 소문이 돌면서 전국 각지에서 이 사장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기술이전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장은 “직접 통메밀을 갈아 막국수를 만들 수 있는, 양심있게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기술을 보급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100여석 좌석에 50여대 주차 가능한 주차장이 있다. 오전11시부터 오후10시까지 영업. ▷문의:744-0279(강원도막국수)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