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가지가 넘는 야채만으로 간 맞춰<br>
짭짤하고 구수한 단호박죽 입맛 돋워<br><br>
행구동 삼거리에서 황골 방향으로 올라가다 오른쪽에 있는 빨간 건물 아미고타운 2층 아미고 샤브샤브. 길가에 바로 입구가 있기는 하나 주차를 하고 들어가려면 나선식 계단을 올라야 하니 2층이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br><br>
두어달 전에 문을 연 아미고 샤브샤브(대표:오복희)는 시어머니 서순자씨의 손 맛을 믿고 시작한 쇠고기 샤브샤브(1만2천원) 전문점이다. <br><br>“손대접하기를 워낙 좋아했는데 돈 받고 팔려니 좀 그러네요. 그냥 얘(며느리)랑 취미 삼아 시작했어요.” <br><br>그래도 할머니는 한식, 양식, 일식 조리사 자격증에 중식까지도 능숙하게 해내는 공인 조리사다. <br><br>
언뜻 생각하면 생야채, 생고기를 먹는 거나 마찬가지인 샤브샤브에 무슨 솜씨가 필요한가 싶은데 할머니는 그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br><br>
맛을 보고 맛만 써달라며 차려 놓은 상. 우선 깔끔한 핫브레이트가 눈길을 끈다. 안전하고, 주변이 후끈하지 않은 핫브레이트 덕에 품위 있게 식사할 수 있다. <br><br>
고기와 야채를 끓는 국물에 넣고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인 만큼 연하고 좋은 고기(부위는 등심을 사용한다), 신선한 야채가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국물이 맛을 좌우한다. <br><br>
아미고 샤브샤브는 멸치, 다시마와 스무 가지가 넘는 야채를 넣고 국물을 낸다. 일체의 화학조미료는 넣지 않고 간은 단맛, 매운맛, 쓴맛을 내는 야채로 즙을 내서 한다. <br><br>스무 가지가 넘는 재료를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특이한 것은 단호박이 몇 조각 들어 있다는 것. 나중에 이 국물에 푹 익은 단호박을 으깨 단호박죽을 쒀주는데 짭짤하고 구수한 게 별미다.<br><br>
국물에서 건진 고기와 야채를 함께 나오는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되는데 국물과 소스가 얼마나 담백하고 시원한지 금방 씹어 삼켰는데도 아무 것도 먹지 않은 것처럼 입 안이 깨끗하고, 속이 부대끼지 않는다. 소스는 무즙에 야채즙, 고추냉이 등을 섞어 만들었다. <br><br>
여러 번 찍어 소스가 싱거워지면 종지에 담긴 간장을 넣어 다시 간을 맞추면 된다. 재래식 간장에 야채즙을 섞어 끓인 것으로 달착지근하고 새콤하다. <br><br>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아선지 국물이 금방 쉬어버려요. 그래도 야채로만 간하는 것을 조리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br><br>
생면과 만두가 서너 개 나와 죽과 함께 먹으면 추가 주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 식후 커피까지 풀 코스로 제공한다. <br><br>
12시부터 4시까지는 점심특선 메뉴로 상추와 허브를 함께 곁들인 상추 샤브샤브(8천원)를 선보이고 있다. 점심 특선이나 언제고 주문할 수 있다. <br><br>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손님들 보기 면구스러워 이번 가을에 한 가지 메뉴를 더 선보이고, 겨울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 ▷문의:747-7895
<김보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