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이른 새벽 원주천 둔치로 아침운동을 나서면 이름모를 철새들이 하늘높이 비행하다 강물위로 내려 앉으며 환영의 날개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내내 반겨주던 백로,학 등 여름철새들은 멀리 고향으로 돌아갔는지 없고 원주천의 새로운 주인인 겨울철새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여러 해 동안 원주천 둔치에서 아침운동을 하면서 원주천이 과거에 비해 많이 깨끗해진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원주천이 깨끗해지면서 많은 고기들이 원주천을 찾아왔고 이 고기를 먹이로 하는 자연의 친구들인 철새들이 원주천을 그들의 새로운 삶터로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다.


과거 내 기억으로는 8~9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원주천은 강물이 썩어 악취가 나는 4~5급수 수준이었다. 그러나 원주시의 자연형하천조성사업, 오염하천정화사업, 하수차집관거 설치 등의 시책과 환경단체등 모든 시민들의 노력으로 2급수 수준으로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과거 30년전 우리가 고기잡고 멱감던 그 원주천은 아직은 아니다. 수량도 많이 줄었고 수질도 그 때와 비교하면 아직은 미흡하다. 원주천은 원주시민만의 물이 아니다. 1999년 유엔이 물의 날에 정했던 “모두 하류에 산다”라는 표어처럼 하류 즉 수도권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물인 것이다.


2000년 한국인 1인당 물사용량 380ℓ는 일본(357ℓ), 영국(323ℓ), 프랑스(281ℓ)보다 훨씬 많다.
우리나라의 물관리 정책은 지금까지 수요측면보다 상류지역에 다목적댐을 건설하는 등 공급확대에 비중을 두어왔다. 그러나 공급확대정책도 지역주민 및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매우 어렵게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는 물의 공급정책을 병행하며 수요를 조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물수요관리의 핵심은 물의 효율적 이용과 절약이다. 효율적 이용과 절약이라는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물값이 지나치게 싸다는 것이다. 싼 물값의 부작용은 물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고 물낭비를 조장한다. 원주시의 경우 물값은 강원도에서도 양구군, 횡성군에 이어 세번째로 저렴하고 시단위에서는 가장 싸다고 한다. 또한 톤당 생산단가가 556원인데 생산단가의 70%수준인 393원을 받고 있으며, 각 가정에서 평균 한 달에 19.5톤의 물을 사용해 6,200원의 수도요금을 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싼 물값 체계로는 물낭비를 결코 줄일 수 없다. 최소한 생산단가 수준까지는 물값을 올려야 한다. 그렇게 인상해도 가구당 추가로 부담되는 금액은 월 2천500원 정도이고 근본적으로 물낭비를 줄이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교육과 홍보를 통해 물소비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고 전국민의 참여하는 물관리정책이 필요한 때다.


<원광희 농협중앙회 원주시청출장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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