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오직 이것을 위해 책상에 앉아 무엇인가를 열심히 배웠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학생들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단순히 대학을 가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책과 싸움을 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맹목적으로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 아마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일 것이다.


이제 수능시험이 끝나면 고3 수험생들은 매년 그렇듯이 특별한 목적없이 학교를 갈 것이고 학교가 일찍 끝나면 너도 나도 중앙시장으로 몰려나와 방황할 것이다. 다른 지역은 고3 수험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나 프로그램이 많던데 원주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런 얘기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닌데, 어느 누구 한 명 나서는 사람이 없다. 왜일까. 정치적인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일까. 정치적으로 이득이 된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나 프로그램을 만들텐데.


청소년들 갈 곳없다고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한번 용역을 줘서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뭐가 있을지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 청소년은 우리 시대의 미래란 말이 있다. 원주시는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술, 노래방, PC방만 전전하며 청소년기를 보낸 아이들이 커서 어떻게 가슴이 따뜻하고 미래를 밝게 설계할 수 있겠는가.


조금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술, 담배 하는 것이 타락한 청소년들이나 하는 행동으로 치부해 버려서는 안된다. 고3 수험생들 또다시 방황에 빠져들지 않게 하자. 정말 힘들게 공부했는데, 그들을 위한 잔치 한번 만들어 주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

<최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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