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시간 평균에 크게 밑돌아… 과일·벼 수확에 큰 타격

치악산 복숭아 당도 떨어져 수출 무산


잦은 비로 풍년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또 수확량 감소에 따른 농산물, 과일의 가격 상승으로 추석을 앞둔 물가 관리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달 원주에는 402㎜의 비가 내렸다. 지난 30년간 평균 강수량(324㎜)보다 78㎜가 더 내렸으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95㎜나 더 내렸다.


반면 평균 기온은 평년에 비해 1도 정도 낮았다.


일조시간도 114시간으로 지난 30년간 평균 일조시간이 197시간이었음을 감안하면 지난달에 얼마나 햇빛 보기가 어려웠는지 확인된다.


이에 따라 원주시 농특산품인 치악산복숭아, 치악산배는 크기가 작고 당도도 떨어졌으며 병해충이 확산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치악산복숭아의 경우 올해 첫 수출을 계획했으나 잦은 비로 인해 당도가 낮아져 수출이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당도를 측정한 결과 낮게 나타나 자칫 수출했다가 치악산복숭아의 이미지를 흐리게 될까 염려돼 수출을 내년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상 악화로 인해 복숭아 생산량도 예년보다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악산배는 올해 추석이 일러 추석 대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어서 판매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또 최근 잦은 비로 배에 점이 나타나는 흑반이 번져 농민들이 근심하고 있다.


채병두 치악산배원주시협의회장은 “일조량이 부족해 배가 크지 못하고 흑반이 급속도로 번져 제 값을 받고 출하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 관내 대부분 농가에서는 9월말이나 10월 돼야 출하가 가능한 품종인 신고배를 재배해 추석 대목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채회장은 말했다.


농가들에서는 배에 성장촉진제를 바르거나 착색봉지를 씌워 배의 색깔을 내고는 있으나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벼의 경우에도 지난 장마때 중국 대륙에서 날아온 흑명나방의 유충이 이달 하순부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돼 농업기술센터는 흑명나방 유충을 박멸할 수 있는 약제와 이삭도열병 약을 섞어 뿌려줄 것을 농가들에 당부했다.


또 내달 상순까지는 잦은 국지성 호우가 예상된다는 기상대 예보에 따라 배수로 정비와 수확기 농작물 관리에 만전을 다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