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현안해결을 위한 2가지 제언(상)

권 영 문 (원주MBC 보도국장)

역사와 숨결이 깃든 곳에 있어야

원주시청 신청사 건립문제는 벌써 5∼6년째 미결 상태로 남아 있는 원주시의 가장 큰 현안중의 하나이다. 신청사 문제가 오랫동안 미결로 남아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위치 선정에 있다.
이는 지역별[洞別]로 주민의 이해가 서로 다르고 해당 지역 출신 시의원들의 입지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앞으로 6.13 지방 선거에서 선출되는 신임 단체장이나 시의원들도 선뜻 해결하기 힘든 일이다.



신청사 표류 책임지는 사람 없어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원주시 신청사는 현 위치(일산동)에 건립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는 3년전 현 한상철 원주시장이 제안했다가 흐지부지된 일이 있는데, 그리된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지적한 대로 지역별로 이해가 다르고 사업 추진 의지가 확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신청사 문제는 그동안 관련된 민선 전현직 단체장이나 원주시 의원들 모두 일말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구 하나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면서 현위치를 주장하는 몇 가지 이유를 열거하고자 한다.


첫째, 시청 청사는 원주의 뿌리가 되는 본(本)시가지[단계 구곡 단관택지등 신흥지역에 대한 대칭 개념으로 앞으로 이렇게 부르면 좋을 듯]를 떠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본다. 원일, 중앙, 평원로 중심의 본시가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500년 강원감영이 자리잡고 있는 원주의 뿌리가 되는 곳이다. 특별히 피치 못 할 경우를 제외하고 역사적 의미가 깃든 본시가지에서 시청사를 옮겨간다는 것은 지역의 뿌리를 가볍게 보는 근시안적 발상이며 현 상황으로 보아 특별히 위치까지 옮겨야 할 절박한 이유도 없다.


둘째, 현위치에 그대로 두어 본시가지 및 중앙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요즘 중앙시장(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재건축 문제가 본격 거론되고 있다[이 문제는 차회에서 별도로 다룰 예정]. 이는 단계택지등 신택지 조성과 대형할인점 진출에 따른 것이지만 시청이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중앙시장 재건축 만으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본시가지는 신택지와 달리 시가지 구조가 미흡하여 편리함이나 쾌적함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또 본시가지를 공동화시킬 우려가 있다.

셋째, 앞으로 정지뜰이 개발됨으로 현위치에 그대로 두는 것이 전체 시가지 균형 발전상 좋다. 현재 원주시는 남서부 지역으로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반면 정지뜰을 비롯한 북동부 지역은 철도로 인하여 개발이 매우 뒤져 있다. 그러나 철도 이설등으로 이들 북동부 지역의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본래부터 원주시의 중심에 위치한 시청의 현위치는 정지뜰 개발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 철도로 인하여 기형적 모습이었던 본시가지가 균형을 잡게되고 정지뜰과 시청을 연결하는 접근로등 도로를 과감히 확충하면 본시가지와 시청사가 함께 조화를 이루게 되며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원주의 상징적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현 위치의 대지 면적이 다소 비좁기는 하지만 3년전 한시장의 구상대로 일부 주변(후면) 주택지를 매입하여 활용하면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민주국가의 지방자치는 작은정부(자치단체)를 지향한다.
원주시의 경우 오랫동안 비좁은 청사에서 근무해 온 탓에 거대시설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도내 K시가 18층으로 거대한 청사를 지었는데 공직자들이 자기 중심적 생각이 앞선 것이 아닌가 하여 원주시는 거대시설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신청사 건립은 앞으로 전산망 확충과 행정 간소화 내지 자동화에 따른 공무원 감축과 동사무소 폐쇄에 따른 공간 활용등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다섯째, 새로운 위치 선정에 따른 상당한 소모적 논의와 주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앞서 지적한 대로 6.13 선거에서 새로 선출되는 단체장이나 시의원들도 신청사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다. 원주시는 향후 50만 인구를 목표로 도시를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원주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그와 같은 목표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그와 같은 인구 증가와 지역발전에 맞춰 좀더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원주시 신청사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뒤로 미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청사 건립은 50만 도시를 위한 기본 골격 가운데 하나인데, 다른 이유들도 있지만 위의 몇 가지 정황으로 보아 현위치에 새로 건립하는 것이 타당함을 강조하며 하루빨리 추진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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