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에서 큰 시위가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 시위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다만, 그 시위에 일부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참여한 모양인데, 어떤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장애인을 앞세웠다는 시각을 가진 모양이다.





제1편 우리시대엔 장애인이란 없다. 오직 일반시민만 있을 뿐이다.

제2편 장애인 편의시설은 장애인용이 아니라 온 시민용이다.

제3편 더불어 사는 삶에는 장애인이 배제됐다.

제4편 교육당국과 일반학부모들은 장애인학부모에게 사과해야 한다.




정말 그 시위가 장애인을 앞세운 것일까?

혹시 그 장애인은 장애인의 자격으로서가 아니라 일반 시민의 자격으로 시위에 참여한 것은 아닐까?

비장애인이 시위에 참여하면 일반적인 시위이고, 장애인이 시위에 참여하면 그것은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고 언제나 비 장애인의 앞잡이로 참석한 모습으로 비치는 모습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장애인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은 질병과 장애를 혼동하는 시민들이 많이 있다. 물론 장애인들이 의료서비스를 일반인들 보다 더 많이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장애인들이 질병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진실로 독자가 장애인과 환자를 혼동하고 있다면 독자는 아마도 1900년대 초에 사는 사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 당시 사람들은 장애인을 일반 정상인과 다르므로 질병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였다. 정상인들이 보기에 자신의 모습과 다르니 병을 가진 사람, 치료해야할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이 세상 사람 중에 정상인이 어디 있는가? 독자는 정말로 정상인에 해당할까? 누가 독자를 정상인이라고 했을까?


우리는 ‘정상’ 또는 ‘표준’이라는 기준에 관련하여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일까? 독자는 진정으로 정상에 해당할까? 우리는 정신지체인을 이야기할 때 IQ를 가지고 많이 이야기한다. IQ가 100이면 보통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정상이란 얘기다. 그리고 IQ가 75이하이면 정신지체인이라고 한다. 비정상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미 수없이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IQ기준은 인간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일 뿐, 우리 인간의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IQ가 좋으나 손재주(학자들에 의하면 손재주는 지능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가 형편없는 사람도 있고, IQ가 떨어지나 손재주가 비상한 사람도 있는 법이다.


우리사회가 산업사회가 되면서 인간들은 표준, 정상이라는 말을 좋아하게 되었다.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 기준에 통과하면 합격이고 그렇지 못하면 불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공산품을 만들어 내는데는 적합한 생각이고 이것이 우리에게 생활의 윤택함을 주었음도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공산품 생산에서나 사용하여야 했을 사고 방식을 우리 인간에게까지 적용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참으로 위험하고 비윤리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인간에게 어찌 그 한사람의 능력이나 모습이 표준화될 수 있는가? 어찌 한 사람의 능력이 어떻게 수치로 결정되어야 하고 한사람의 모습이 다른 사람의 모습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장애인은 병을 가진 사람도 아니요 정상인을 위한(정상인들이 만든 표준에 맞추기 위한)노력을 할 대상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인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그는 장애인이 아닌 것이다. 그냥 그는 그 일뿐이다. 그냥 그는 우리 국민이요.

그냥 우리 원주 시민인 것일 뿐 다른 것은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들을 부를 때 지체장애인이니, 시각장애인이니, 정신지체 장애인이니 부르는 일은 정상인들의 횡포다.


그저 그들에게는 독자들이 남들에게 독자의 이름이 불리우듯 그 이름을 불러주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우리시대엔 장애인은 없다. 적어도 개념적으로는 말이다.
다만 그들이 필요로 하는 욕구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우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최 기 창

장애인을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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