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정권 제2인자 이기붕 붕괴가 주는 교훈


최 희 응 씨
(지정중학교 교사)


1960년 4월 28일 오전5시40분.

부정 선거를 통해 부통령에 당선됐으나 4·19혁명으로 일체의 공직에서 물러나 있던 이기붕과 그 일가족이 집단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4월 25일 교수단 데모로 학생 시위가 재개된 후 시위대가 서대문 자택을 포위하자 신변에 위험을 느껴 6군단 영내로 피신해 있었다.

계엄사령부는 이기붕 일가의 변사사건을 일단 자결로 간주하고, “금일 아침5시40분 이기붕씨, 박마리아, 장남 이강석소위, 차남 이강욱군은 시내 세종로1번지 소재 경무대 제36호 관사에서 자결했다고 발표하였다.

그의 장남 이강석은 이승만의 양자로 입적한 인물이었다.




“온갖 권력을 총 동원해 한국 민주주의를
타살하려 했으니 스스로 자멸한 꼴이다.”





자유당 정권의 제2인자였던 그는 1896년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학교를 거쳐 연희전문학교를 중퇴한뒤 선교사 무스의 통역으로 있다가 상하이를 경유, 미국에서 고학으로 아이오와주 매데이버 대학을 졸업후 1943년 귀국 이승만의 비서로 정계에 투신하였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이듬해 그는 파격적으로 서울시장에 취임하였으며, 1951년에는 국방장관에 취임, 국민방위군 사건을 처리하였다.

1954년에 대통령의 중임제한 철폐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발의, 일단 부결되었으나 사사오입으로 가결시켜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

1956년 자유당 공천으로 부통령에 입후보, 낙선하였으나 제3대 민의원 의장에 선출되었고, 1960년 3월 15일 제5대 정·부통령 선거에서 불법 부정선거로 당선되었으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군중들의 반발로 모든 공직으로부터 물러났다.


그가 저지른 부정선거 방법은 환표, 올빼미표, 피아노표, 아이롱표 방법 말고도 엄청난 악랄한 방법을 다 동원하였는데 우선 선거 자료를 조사시키고, 포섭 대상자(구 진보당원, 족청, 군인하사관, 기자, 월북자 가족, 무당, 점쟁이, 계주, 개표구및 투표구 위원, 요시찰 인물)를 선정하였다.


비록 전력이 공산당이요 범죄자라 해도 선거에 이용하였고, 포섭 요령은 감투를 약속하고, 가난한 자에게는 돈과 이권을 약속하였고, 범법자에게는 위협하여 회유하였다.

이외에도 민심을 이간시켰고, 산하 경찰에게는 월별계획까지 지시하였다.

특히 경찰관에게는 미리 사표를 내게 하고, 선거인 명부작성에 1할 내지 1할5부의 유령 선거인을 작성하게 하였으며, 투표 목표를 8할5부를 실현할 것을 지시하였다.
투표소는 불편한 곳에 설치하게 하고, 투표소 주변에 전위대와 완장 부대를 배치하여 분위기를 완전 제압하게 했다.


또 민주당 참관인 선거위원의 매수가 불가능하면 직계가족의 사망전보를 쳐서 귀가토록 지시하였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치 앞을 못 본 결과였다. 천지가 개벽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도,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오만이란 것이 얼마나 가증스런 것인가? 불과 일년 전 그는 자신의 운명을 예측했을까?


죽기 일년 전으로 되돌아 가 보자. 1959년 「의회평론(議會評論)」 신년호에는 표지 인물로 이기붕을 실었고, 그가 홍범희(후에 내무부 차관)의원에게 쓴 친필로 보이는 글씨가 있는데 이 책 안에는 그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한국의 정국을 좌우할 수 있는 이 의장은 젊었을 때 모진 형극(荊棘)의 길을 걸었고, 간난신고(艱難辛苦)속에서 자수성가한 사람이며, 일제말기까지 형언할 수 없는 불우한 생활을 한 사람이다.
그는 여간한 충언쯤으로는 생각을 좌우하지 않으며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여 가며 다년간 별고 없이 그 지위를 지속하는 것은 비단 그 수완이 비범할 뿐 아니라 확실히 행운의 소지도 있다고 본다.

국방장관 당시에도 군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나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어려운 고비를 다른 어떤 군인보다 잘 처리하였으며 국민방위군 사건도 공정히 처리하였다.


세간에서는 종래의 우유 부단성을 일척(一擲)하고 모든 처사에 있어 용단을 내리는 사례가 빈번하여짐을 보고 이 박사와 같은 강인과 고집이 보인다고 하기도 한다.

그는 이대통령의 고문격으로써 행정부의 중대 인사문제에 있어서 사실상 실권을 가지고 있으며 또 입법부를 좌우하는 국회의석의 삼분지 이의 선에 가까운 자유당의 통솔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 그는 인사정책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인사 처리를 했다고 국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라고 적고 있다.

도대체 젊었을 때의 모진 형극(荊棘)의 길이란 무엇일까?

일제에게라도 항거하여 감옥이라도 갔단 말인가?

그러나 결국 그는 역사상 가장 큰 범죄자가 되었고, 이승만이란 한 개인에게만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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