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고향이 있다.
마음의 고향과 장소의 고향이 있듯이 고향을 떠나 살 수는 있어도 고향을 잊을수는 없다. 고향의 발전을 기대하고, 고향친구들이 출세하기를 희망하고, 항상 좋은 소식만 있기를 기대한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도 명절이 되면 고향소식을 듣기 위해 추석이나 설날이면 많은 고생이 되어도 고향을 찾아오게 된다.
그러하듯 이곳 원주에서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틈만 있으면 발걸음은 어느새 중앙시장에 들어서게 된다. 그만큼 중앙시장은 친숙한 장소의 고향이다. 이골목, 저골목, 다정한 후배와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모두 모두 반겨준다. 모든 사람들이 부담없이 모이는 곳이 바로 중앙시장이다.
약속이 없어도 만날 수 있고, 원주의 모든 소식을 다 들을 수 있으며, 마음놓고 떠들다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도 다 풀리고 대신, 자리에서 일어날땐 이야기 보따리를 한아름 가슴에 안고 간다. 평범한 주부들한테는 아주 편안하고 좋은 휴게소 역할도 해준다.
그러나 요즘의 중앙시장이 대형마트에 밀리고 IMF 경기침체로 황폐화되고 있는 현실을 볼때 이야기 꽃을 피울 추억의 장소가 점점 사라지는듯해 못내 가슴이 아프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하반기 물가가 우려된다고 한다. 버스, 철도, 가스, 보험료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이 되고 가계의 적자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한다. 서민들의 허리가 휘청해질 일들이다.
경기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데도 아직 큰 문제가 없다는 재정 경제부의 말이 지금 우리 현실에 맞는지 슬슬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최근 소비자 물가가 두달째 뜀박질을 계속하고 있는 현실을 볼때 당국의 말만 믿고 섣불리 안심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값싼 물건을 선택할 권리는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교육수준이 높고, 문화수준이 높은 현대인들이 환경좋고 서비스 좋은 대형마트를 찾는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선구자가 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말이 되면 쇼핑카트가 모자랄 정도로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경제를 살리기위한 우리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수입과 우리의 지출이 역외로 계속 유출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원주의 지역경제가 계속 호전된다는 보장을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소 품질이 떨어지고 시설이 좋지 않아도 마음의 고향, 장소의 고향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뿌리가 내리기를 바랄뿐이다. 다행히도 원주지역 제조업체 의 수출이 급증해 상반기 1억6천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50%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니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리라 생각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원주시의 배려도 있어야 하며, 사회단체의 노력도 있어야하고 시민들의 협조를 끌어내는 일도 필요하다.
이제는 원주사람 모두가 지역경제의 호전을 위해 걱정하고 머리를 맞대고 지역경기가 살아 날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단순히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지역경제 문제를 방관하다가는 따뜻한 안방을 손님에게 빼앗기고 불도 때지않은 추운 사랑방에서 생활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될 수도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원주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려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주인정신일 것이다. 내가 사는 이곳의 발전을 위해 지역주민들 모두가 한마음이 될때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지만 원주를 사랑하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지혜와 힘을 모으면 지역경제 활성화가 결코 할 수 없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더 살기좋은 원주를 만들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제라도 원주시와 상인, 시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도내 인구 최대를 자랑하는 원주지역의 상경기 활성화를 위해 땀을 흘려야 한다.
특히 원주에는 마땅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없다. 춘천에는 막국수축제, 강릉 초당두부축제, 홍천 옥수수축제, 안흥 찐빵축제등 모두 축제를 통해 고장의 입지를 넓히는데 원주에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없다.
장뜰콩나물이나 황골엿과 같이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개발하는 지역특화산업 육성이 이뤄져야 지역의 소득향상과 고용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토속성 짙은 특산물을 보유하고 청정, 전통, 향토성 원주의 특성을 내세우면서 역외에 자랑스럽게 원주상품이 팔려 나갈 수 있도록 특산품을 개발해야 한다.
아직까지 원주의 중심지는 단연 중앙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단계동 지역으로 소비성 산업이 집중되고 있기는 해도 신시가지를 따로 조성하지 않는한 원주의 중심은 여전히 중앙동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원주에서 제일 중심지이자 사람냄새가 남아있는 중앙시장의 살아있는 그 모습을 다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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