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을 다스리는 것은 법이다. 질서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법을 만들고
고치고 했지만 지키는데는 거부적이었다.


난장판이란 말의 뜻을 사전에 찾아보니 ‘여러 사람이 함부로 막 떠들고 뒤죽박죽이 된 곳’이라 되어있다.
한자로는 (亂場)으로 쓰고, 글자대로 풀면 ‘어지러운 마당’ 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하게 질서없는 장소, 함부로 행동한 흔적이 남아있는 자리, 정리되지 못한 어수선한 곳, 대충 이런 의미의 말이다.
난쟁이란 말에 판을 붙였으니 그판자는 ‘일이 벌어진 자리’ 로 풀이 되있다


난장도 좋은말이 못되고, 판도 좋은 말이 못된다. (난장판)(노름판)(싸움판)(정치판)(개판)(술판)등 벌어지는 유형에 따라 판자를 붙이고 있다 그 중에 사전에서 대표할만한 말이 ‘난장판’이다.
말이 주는 의미와 상상으로 그려지는 광경을 생각해보면 60년대 선거 유세장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말 같기도 하다. 한말로 어려운(難場)이 아니라 어지러운 (亂場)판 이기 때문에 더욱 어지럽게 여겨지는 것이다.


난장판을 다스리는 것은 법(法)이다. 질서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법을 만들고 고치고 했지만 지키는데는 거부적이었다. 난장판의 생활분위기나, 난장판의 사회 분위를 좋아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러면서도 법을 지키는데 인색한, 때로는 불법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는 심리나 행동은 이율배반의 ‘난장판’ 사고(思考)인 것 이다. 정리되지 못한, 질서있게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방황 같은 무기력이 이 난장판에 독소처럼 돋아나고 있는 것이다. 난장판의 유형에서 말 그대로 싸움판도 많고, 놀음판도 많고, 술판도 많다.


그런데 난장판을 평가하는 말이 있으니 ‘개판‘이 바로 그것이다. 판이 잘되지 않았을 때, 방해를 받아 실패했을 때, ‘개판 됐다.’‘개판 쳤다.’‘개판이여’ 라고 저속한 말을 쓴다.
이처럼 ‘판’이란 말도 ‘개’라는 말도 개라는 의미로 좋은말은 못 되지만 생활감정속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언어는 시대상황을 잘 대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난장판을 다스리는 법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이 사색이 난장판인 것을 가끔 보게된다. 이것이 불행한 것 이다. 난장판이 질서와 법에 의하여 꾸준히 정리되어 왔지만 불법 난장판, 놀음판, 싸움판이 개판으로 국민에 눈에 비친다는 개나발 불어야 할 것이다.


‘개나발’은 개가 부는 나발이 아니다. ‘개인과 나라가 발전하자는 결의를 다지자’는 말 뜻 이다.
고장에서 일어나는 난장판,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난장판, 세계 사회에서 일어나는 난장판, 싸움판을 법과 질서로 다스리는데 우리는 초병으로 나서는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난장판을 쓸어내 깨끗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시끄러워 잠들기 힘든 밤, 불안하여 남을 못 밑는 대인 관계, 조석지변의 교육 시책은 우왕좌왕, 그야말로 난장판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이화(李花)에 월백(月白)한 봄밤에 잠 못 들어 애쓴다.


1938년 횡성군 안흥면 출생 / 1957년 춘천사범학교 14회 졸업 /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 / 1974년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수상 / 1980년 제2회 현대아동문학상 수상(동화:김소위와 노루) / 1983년 강소천 아동문학상 수상 / 1991년 원주군 향토문화상 수상 / 1995년 원주 문학 발간 / 2000년 중앙초등학교 교장 퇴임 / 현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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