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휴가를 갔다 와도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면 금세 기억에서 사라진다. 매년 하는 다짐이지만 황금 같은 휴가를 멋지게 쉬며 놀고 오고 싶다. 또한 지친 몸을 재충전하는 기회뿐만 아니라 기억에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작년 이맘때도 역시나 이런 생각으로 휴가지를 고민했고 고심 끝에 화천으로 결정했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쪽배 축제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땅히 묵을 곳도, 친한 사람도 없었지만 낯선 곳에서 남자친구와 보내는 휴가로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기에 점심을 먹고 출발했는데 휴가철답게 차가 밀리는 바람에 저녁 늦게나 도착할 수 있었다.

차 속에서 장시간을 보내 피곤했지만 축제분위기 덕분에 신이났다. 밤새도록 불을 밝혀 놓고 경연대회에 나갈 배를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도 많았다. 다양한 행사가 열려 볼거리도 많았고 축제 하이라이트인 쪽배 경연대회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어떻게 저런 배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싶을 정도로 웃음부터 나오는 배, 전문가 뺨칠 솜씨를 자랑하는 정교한 배까지…. 특히 한 달여 동안 만들었다는 거북선은 500만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축제가 열리는 붕어섬 외에도 근처 산속호수마을로 불리는 동촌리 계곡도 여유를 가지고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 비록 시간상의 제약 때문에 보지는 못했지만 인근 지역에서 다른 축제도 열리고 있다고 했다.

올해도 며칠 뒤면 화천에서 쪽배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번에는 일정을 잘 조정해 다른 지역 축제까지 즐기고 올 생각이다. 여유와 낭만이 있는 휴가를 원한다면 권하고 싶은 여름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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