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향기’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 영화화 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기대를 하며 기다리지만 막상 개봉한 영화를 보고 실망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내 기억에 남는 소설·영화는 국화꽃 향기로 역시나 영화가 소설에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소설을 읽으며 참 많은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첫 키스, 첫 고백하던 승우가 바닷가에서 부른 팝송, 둘의 이름이 새겨진 나무 등. 하나하나 섬세하면서도 감상적으로 표현한 소설은 보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고 내 머릿속을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만약 영화화 한다면 하고 그 장면을 생각했으며 다 읽은 후에도 감동의 여운은 나에게 남아있었다.

그래서 국화꽃 향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가진 기대가 누구보다 컸다. 눈물을 흘리며 감명 깊게 본 장면이 화면으로 어떻게 표현됐을지 굉장히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기대했던 장면, 아련한 그들의 감정 등을 영화에선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소설은 상·하로 나눠진 장편 소설이기 때문인지 처음 두 주인공이 만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해 마지막 여 주인공이 죽기 전까지 모든 것이 자세하게 묘사됐다. 농담, 일상의 대화 등을 통해 두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생략해버렸다.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책에서는 접할 수 있다. 이번 여름, 마음의 양식이 될 만한 책 한 권을 정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