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련(원동)

실제로 경마장을 가본 적이 있고 그것은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눈앞을 스쳐가는 빠른 말들을 보며 다른 스포츠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박진감과 스릴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마장을 찾는 일부 관중은 경마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도박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은 경마가 주는 순수한 매력보다는 발행하는 마권을 손에 쥐고 그로 인해 일획천금을 얻으려는 이들이었다.

게임의 흥미를 위하여 작은 내기를 건다면야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경마라는 도박에 빠진 이들의 눈에 비친 경마장은 매 경기 로또복권 상금만큼의 액수가 눈앞에서 아쉬움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지는 공간이다.

아쉬움은 아쉬움을 낳고 이는 더 큰 아쉬움을 남길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건만 불을 향해 모여드는 불나방들처럼 도박중독자들은 쉽사리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화려함에 눈이 먼 불나방들을 태워버리는, 불과도 같은 경마장이 이제 원주로 온다. 그곳이 과연 원주의 또 하나의 문화공간이 될지, 아니면 현재 대다수의 원주시민이 우려하는 사회악적인 존재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원주시민들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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