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자(일산동·52)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46년이 지났다. 지금의 학생들이 들으면 옛날 옛적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아직도 아련하게 기억하고 있다.
걸어서 몇 km가 되는 거리를 걸어다녔던 정선초등학교는 겨울이면 학생 아버지들이 어깨에 장작을 이고 내 아들, 딸이 춥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땔감을 가져다 주셨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검정고무신을 신고 어깨에 책보를 메고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 급우끼리 나이차이가 나기도 했다. 나는 다행히 7살에 학교를 들어갔다.
졸업식은 꽃다발도, 사진기도 없었다. 어려운 형편에 부모, 형제가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던 졸업식.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학우야~’ 이런 노래를 부르며 졸업식의 기쁨과 슬픔을 날려 버렸던 그때가 생각난다.
졸업식이니깐 비싼 꽃다발은 못 받았지만, 상장을 넣는 동그란 통을 선물받고 뛸 듯이 기뻐했었다. 생활반장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요즘 학생들은 졸업식이라고 하면 좋은 선물에 꽃다발에 밀가루를 뿌리는 등 장난도 많이 치는데, 정작 중요한 의미를 모르고 지나가는 게 아닌가 해서 안타깝다.
좋은 날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자신을 가르쳐준 선생님과 부모에게 감사하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단계라는 것을 저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졸업을 맞은 학생들이 이런 의미를 알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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