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주시의 예산은 5천351억원이다. 이 예산의 쓰임새를 설명하고 있는 예산서의 분량은 무려 1천215쪽에 달하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숫자와 도표, 전문용어만 반복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의 입장에서는 예산문제에 접근할 엄두도 내기 어렵다.
그러나 사실 예산이란 게 무언가. 올 한해동안 원주시가 시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약속이며 이행보증각서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평범한 서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예산서를 만들고, 예산수립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5천351억원의 예산이 다름 아닌 세금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납세자가 자신의 돈의 쓰임새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미 광주 동구와 울산 동구 등지에서는 시민들이 예산수립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예산제’를 시행하고 있다.
원주투데이에서 원주시의 올해 예산을 집행부서별로 구분하여 싣고 있는 기획연재기사는 무척이나 반가운 것이다. 지난 호에 실린 사회복지과 예산을 보니 122개 사업에 약 376억원이 편성되어 있다. 이중에는 수년째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 상애원 운영비 15억6천만원이 포함되어 있다.
적은 수의 인원으로 30만에 달하는 원주시민의 사회복지수요를 감당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을 것이다. 또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여러 민간사회복지단체에게 지원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 예산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다. 시민들의 혈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예산낭비와 비효율적인 집행을 감시하는 원주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조세훈(민주노동당 원주시지역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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