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배’전국 최고자리 올랐다

매산관광농원 이진형대표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무작정 배농사 시작
“신념이 굳으면 못할일 없어 농사는 사랑이 있어야…”
‘신념이 굳으면 못 할 것이 없다’라는 말만큼 이진형(48) 매산관광농원 대표의  삶을 잘 반영하는 표현도 없을 것 같다.
몇 번을 진흙탕에 빠졌다 다시 일어나야 하는 아픔을 겪었기에  전국 으뜸농산물 전시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도 그에게 찾아왔다.
<br><br>농사꾼으로써의 본연의 자세를 살려 성실하게 배 농사를 지은 것이 지금의 영예를 그에게 안겨줬다. 처음 배 농사를 하겠다고 나섰을 때 아내 김연옥씨(46)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듯 절망스러웠다. 조그만 오솔길 하나 있는 산 중턱의 밭을 사서 농사 짓겠다는 그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괜찮은 보수에 실력도 인정받고 있던 멀쩡한 직장에 사표를 던진 남편이 원망스러웠지만 이미 이대표는 마음을 굳힌 후였다.
<br><br>더욱이 돈 한 푼없이 셋방살이를 시작해 아둥바둥 살다 생활이 조금 나아지려 할 무렵 그의 이러한 결정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주위에서 ‘미쳤다’, ‘제 정신이 아니다’라며 손가락질 할 정도로 그 일은 누가 봐도 불가능해 보였다고 한다. ‘포기하라’며 이대표를 찾아와 설득하는 사람도 많았다.
<br><br>하지만 이대표는 83년 현재 매산관광 농원의 밭 3천여평을 사고 배 농사를 시작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밭 하나만 덩그라니 있던 곳이다.
배 묘목은 5년 후에나 수확이 가능하다 보니 고추, 더덕 농사도 함께 지었다. 농사를 시작한 첫해 고추 농사는 풍년이어서 이대표 가족은 그나마 안심을 했다.
<br><br>하지만 그해 7월 3일 굉장히 큰 우박이 내려 한해 농사가 수포로 돌아갔다. 그렇게 그는 몇번을 넘어져야 했다.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이 당시의 힘겨움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배를 심은 밭이 산 중턱에 있다보니 비라도 오면 한동안 배밭 가는 길은 난장판이었다.
<br><br>그렇게 농사 짓기를 몇년, 원주군 농업경영인 연합회장, 강원도연합회 감사등을 맡고 있던 그는 농민이 해야 할 관광농원 사업을 엉뚱한 사람들이 하고 있는 사실에 분개하며 관광농원 사업 신청서를 냈다.
그래서 다른 회원이 신밭골 관광농원을 차리도록 도와줬고 이후 95년 정부 융자 지원등을 받아 자신도 매산관광농원 문을 열었다.
10여년간을 배와 씨름한 이대표. 93년부터 각종 농산물 품평회에서 이대표가 키운 배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br><br>이후 전국으뜸 농산물 전시회에서 장려상을 받는등 ‘치악산 배’를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국 으뜸 농산물 전시회에서 드디어 대상을 받았다.
전라도 나주배와 충남 조치원 배가 전국 명성을 얻고 있는데 그보다 훨씬 맛있는 치악산배가 늘 뒤쳐지는 것이 화 났던 이대표다.
자신의 배가 대상을 탔다는 사실 보다는 치악산 배가 명실공히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배로 꼽혔다는 것이 굉장히 기쁘다고 한다.
<br><br>맛있는 배를 재배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지대에 밭이 있다보니 일교차도 크고 자연환경이 좋아 병충해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하는 이대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것이 무엇보다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대표는 “농사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면서 “치악산 배 명품화에 원주시가 적극 나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