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농협쌀공동사업법인은 올해 햇곡을 받아 고품질 쌀과 저품질 쌀로 구분할 계획이다. 저품질 쌀은 시장에서 격리하고 고품질 쌀만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미질이 현격히 떨어지는 쌀은 시장에 유통되기 어렵게 된다. 원주시농협쌀공동사업법인(통합 RPC)이 엄격한 품질전략을 끌고 갈 예정이기 때문. 저품질 쌀은 격리하고 좋은 쌀만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원주쌀 토토미’는 6개 농협(남원주.문막.소초.신림.원주.판부)이 생산한 벼를 도정한 쌀이다. 인근 도시와 달리 대표 브랜드가 없어 쌀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03년 ‘토토미’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런데 같은 이름을 사용하지만, 지역마다 벼 재배 환경이 다르고 벼 품종도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품질 논란은 토토미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고 있다. 어떤 지역 쌀은 기름지고 찰기가 있는 반면, 다른 지역 쌀은 푸석푸석하고 밥맛이 덜하다는 비판이다. 

포장 디자인도 문제다. 어느 농협은 토토미 브랜드 이름을 ‘원주쌀 토토米’로 사용하고 다른 농협은 ‘○○농협 원주쌀 토토미’를 사용한다. 색이나 디자인이 다 제각각이어서 이름만 통합했지, 실상은 각기 다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로부터 미질에 관한 항의가 들어오면 전체 농협이 똑같이 욕을 먹는다.

최근 출범한 원주시농협쌀공동사업법인(이하 조공법인)은 이 문제를 바로잡을 계획이다. 원주 6개 지역농협이 쌀 판매를 조공법인에 일임했기 때문. 원주시농협쌀공동사업법인 하순호 대표는 “6개 농협 조합원이 생산한 쌀을 전량 받게 되면 좋은 쌀과 나쁜 쌀을 구분할 수 있다”라며 “상품성이 떨어지는 쌀은 시중에 유통시키지 않고 따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공법인은 정부 공공비축미를 활용해 토토미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미질이 좋지 않은 쌀은 공공비축미로 내보내겠다는 것. 그동안 각 농협은 미질이 좋건 나쁘건 시장에 쌀을 전량 유통시켜 왔다. 공공비축미로 파는 것보다 시중에 유통시키는 것이 돈이 됐기 때문이었다. 저품질 쌀을 공공비축미로 내보내면, 그동안 토토미에 제기됐던 품질 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포장지도 통일시킬 방침이다. 조공법인은 포장지 종류를 줄이고 고품질 쌀에는 ‘토토미 골드’ 이미지를 표시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하순호 대표는 “저가미는 저가미 대로, 고품질 쌀은 그에 맞게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이라며 “포장지 색이 달라질 텐데 소비자에게 최대한 고급 이미지를 인식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공법인은 농림축산식품부 인가를 받아 올해 7월 24일 법인 등기를 완료했다. 지난달 1일에는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6개 지역농협과 전산시스템이 연동되지 않아 업무 개시가 지연되고 있다. 각 농협에서도 올해 보유한 쌀 재고를 털어내야만 사업을 이관할 수 있다. 

때문에 올해는 6개 농협에서 벼를 수매한 후 이를 조공법인에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은 각 농협으로부터 받은 벼에 대한 값을 정산한 후 이를 상품화해 유통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