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성동 옛 원주역. 원주시는 주변지역 활성화를 위해 공원, 주차장, 택시 쉼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원주시와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는 작년 8월 11일 원주시청 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학성동 옛 원주역의 효율적 활용과 관리를 위한 협약이었다. 양 기관은 옛 원주역을 주민 친화공간으로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쾌적한 생활여건을 제공하기로 했다.

원주시는 치악산 바람길숲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와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원, 공영주차장, 택시 쉼터를 계획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원주시에서 추진하는 공공사업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미관 개선을 위해 옛 원주역사 개보수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의 개보수가 지연되면서 원주시 공공사업도 지연될 처지에 놓였다. 원주시는 약 20억 원을 들여 옛 원주역 앞 광장 4천㎡에 공원(원주센트럴파크)을 조성 중이다. 공원 옆에는 203면 규모의 주차장을 신설하고, 택시 쉼터도 만든다. 옛 원주역사 화장실 리모델링도 추진한다.

문제는 한국철도공사에서 계획한 옛 원주역사 리모델링이 ‘하세월’이란 점이다. 원주시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에서 옛 원주역사의 판매시설 리모델링을 검토하던 중 석면이 검출돼 연내 착공이 불투명해졌다. 석면 제거를 위한 사업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또한, 옛 원주역사 화장실과 판매시설의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상수도 관로를 매설해야 한다. 원주시와 한국철도공사가 동시에 진행해야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의 리모델링이 지지부진한 탓에 원주시 공공사업도 착공한 상태에서 중단됐다. 원주시가 공원을 먼저 조성하기도 어렵다. 판매시설 리모델링을 위해 공사 차량이 드나들 경우 공원 훼손이 불가피해서다. 이로 인해 공원, 주차장, 택시 쉼터 등을 10월 준공하려던 원주시 계획은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주센트럴파크는 민선 8기 원강수 시정에서 처음 추진한 공원이다. 주차장과 함께 조성해 주변 상권 활성화는 물론 시민들의 왕래를 촉진해 인근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인 희매촌 정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권역별 택시 쉼터 조성은 원 시장의 공약이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치악산 바람길숲 개통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옛 원주역은 치악산 바람길숲의 거점 역할이 부여됐다. 200면 넘는 주차장이 신설되면 치악산 바람길숲 이용자들의 기·종점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한국철도공사가 옛 원주역사 중 커피숍이 들어설 판매시설만 리모델링하는 것에 대해서도 원주시는 마땅찮게 여기고 있다. 옛 원주역사가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원주시는 지난 30일 한국철도공사 본사를 방문해 조속한 사업 시행을 촉구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원주역이 무실동으로 이전한 뒤 학성동 옛 원주역 일대는 상권이 극도로 악화한 상태여서 한국철도공사에서 하루속히 사업을 시행하길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