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8월 원주시가 시청 1청 민원실에서 경찰과 합동으로 악성 민원 대응 모의 훈련을 하는 모습.

기초생활수급자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은 50대 A 씨는 지난 5월 20일 원주시장 비서실에서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를 꺼내 불을 낼 듯이 위협했다. 비서실 직원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A 씨는 비서실 직원을 협박하는 등 직무집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공용건조물방화예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작년 7월에도 개인 사정으로 못 받은 재난지원금 지원을 요구하며, 공무원에게 물건을 던진 민원인이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는 등 악성 민원이 이어지자 원주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원담당 공무원들이 폭언, 폭행과 같은 위법행위나 반복 민원을 포함한 공무방해 행위와 같은 악성 민원에 적법하게 대응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도 지난 5월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각 지자체 실정에 맞게 민원공무원 보호조치를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원주시는 민원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청 1층 종합민원실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창구에 강화유리 가림막을 설치했으며, ‘웨어리블 캠’을 배부했다. 웨어러블 캠은 목걸이 형태의 카메라로, 근거리 촬영과 녹음이 가능하다.

또한, 시청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경비인력을 배치해 현장에서 폭행 등으로부터 민원담당 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직원 심리상담 프로그램과 민원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힐링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악성민원 대응반을 구성하고, 법적대응 전담부서를 지정해 악성 민원으로 피해를 입은 공무원에게 심리 상담과 의료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악성 민원을 기관 차원에서 법적 대응 함으로써 안전한 민원 환경을 조성하고, 민원담당 공무원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기관 차원에서 악성 민원에 대응하면 민원담당 공무원들이 안심하고 업무에 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기가 진작돼 대시민 서비스가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