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중증장애인 홀로서기 여행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이 중증장애인들의 홀로서기를 응원하며 마련한 ‘해외문화탐방’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복지관은 지난 6월 11일부터 3박 4일간 일본 오사카에서 문화탐방을 진행했다. 중증장애인들의 자기 주도적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성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9년에 이은 두 번째 탐방이다.

중증장애인 4명과 활동 지원사, 직원 등 9명이 참여한 이번 탐방은 여행지 선택부터 전 준비과정에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했다.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여권, 영문장애인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여행 전 사전모임을 통해 리프트 차량 탑승 연습도 수 회 이뤄졌다. 또 나사렛대학교 박종균 교수가 멘토링을 맡아 휠체어 여행 시 주의사항과 노하우 등을 공유하며 사전 교육까지 마쳤다. 

지난 6월 11일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한 탐방단은 이튿날부터 도톤보리, 구로몬 시장, 덴덴타운, 신사이바시 등을 휠체어로 이동하며 견학했다. 셋째 날도 휠체어로 수 시간을 이동하며 교토 치쿠린과 금각사, 오사카성을 탐방했다.

▲ 지난 6월 일본에서 진행한 ‘해외문화탐방’. 탐방단 모두가 만족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번 탐방은 당초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으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여러 차례 난관에 부딪히며 자유여행으로 전환됐다. 

이경준 팀장은 “패키지여행을 하려고 여러 여행사에 견적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거절하거나 고가의 견적만 제시해 직원들이 직접 숙소와 리프트 차량을 섭외하고 여행지를 찾아 손수 마련한 탐방이었다”며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 많은 나라, 많은 도시를 여행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것 같아 보람있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김대우 씨는 “생각보다 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휠체어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일본은 휠체어 장애인이 혼자서도 여행하기 좋은 나라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은총 씨도 “지난 2020년에 뒤늦게 장애를 얻고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 두려웠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며 “앞으로 국내든 해외든 휠체어를 타고도 여행갈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 점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이번 해외문화탐방의 준비 상황과 휠체어 여행법 등을 가이드북으로 제작했다. 여행을 망설이는 장애인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가이드북에는 휠체어 여행 시 필요한 정보는 물론 공항 입출국 과정과 일본 입국 수속 온라인 서비스, 휠셰어(전동화키트) 대여서비스, 지하철 티켓 발권 방법 등이 들어있다. 또 여행지 내 도로 상황을 비롯해 휠체어를 통한 편리한 이동법, 휠체어 여행 시 주의사항 등을 담았다.

정진애 관장은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다른 나라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