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관광산업에 본격 뛰어든 건 전임 시정인 민선 7기 때였다. 그 이전에는 관광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지난 2018년 1월 개통한 간현관광지 출렁다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원주시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약 2천억 원이 투입되는 소금산 그랜드밸리를 계획했고,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금대리 똬리굴에 관광열차를 운행하는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도 민선 7기 때 밑그림을 그렸고, 현 시정인 민선 8기에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민선 8기 원주시는 한 축으로 관광산업에 매진하고 있다. 구호처럼 내세운 목표가 연간 외지 관광객 1천만 명 유치이다. 그런데 통계상으론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강원관광재단에서 작년 1년간 관내 관광지를 다녀간 관광객을 집계한 결과 3천325만여 명에 달했다. 

 목표의 3배 넘는 관광객을 유치한 것이었다. 도내 18개 시·군 중 관광도시인 강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원주를 찾았다. 지난 5월에는 297만여 명이 원주를 방문하며, 도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 

 문제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광객 집계 결과 도내에서 매월 1∼3위를 할 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수입으로 직결되는 효과는 실감하기 어렵다. 강릉, 양양, 속초 등 동해안 관광지를 가기 전 잠시 들르는 곳이 원주이기 때문이다. 간현관광지나 원주에서 열리는 지역축제장에 방문한 뒤 동해안으로 이동하는 동선이 고착화돼 있다는 게 강원관광재단의 진단이다.

 지난해 100만 명 넘게 다녀간 치악산국립공원의 탐방 형태도 다르지 않았다. 국립공원공단의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치악산국립공원 방문객의 71.2%가 당일 여행이었다. 원주에 다른 관광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치악산국립공원만 방문한 탐방객이 54.4%나 됐다. 

 원주시는 소금산 그랜드밸리와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의 준공 시점이 관광산업의 절정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지금까지 외지 관광객 집계를 소홀히 했거나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원주시 관광산업에 대한 자체 평가가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강원관광재단 분석에 의하면 원주시는 도내 다른 시·군과 비교해 문화적 인프라가 우수하다. 이름난 전국구 관광지가 부재했을 뿐이다. 

 소금산 그랜드밸리와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이 완성되더라도 하루아침에 당일 관광이 체류형으로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3∼4년 전부터 문막읍 반계리은행나무가 주목을 받으면서 지역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정도로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도 유심히 들여다 봐야 한다. 관광 패턴의 변화를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많은 예산을 들인 거창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마음을 파고드는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연간 3천만 명 넘게 방문하는 외지 관광객이 원주에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지혜를 짜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