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는 지난 10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원주시민 식수원 문제를 꺼내 들었다. 원주권의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한 상수원 다변화 협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이다. 건의안은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강원특별자치도에 발송했다. 홍기상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과 다양한 수원 확보 방안을 제언했다. 물 자급률이 날로 저하되고 있어서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상수원 수질 악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물 자급률 저하는 원주수도정비기본계획과 국가수도기본계획에 적시돼 있다. 원주시에서 작성한 원주수도정비기본계획은 원주에 공급되는 횡성댐 광역상수도의 생활·공업용수 공급량이 오는 2035년이 되면 수요량보다 하루 5천톤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수도기본계획에서도 2040년 횡성댐 광역상수도 공급량은 하루 1천552톤이 부족할 것으로 추계했다. 경제도시를 표방한 민선 8기 원주시는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고,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양한 물 공급 방안이 절실한 상황에서 물 부족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원주시와 국가의 수도기본계획은 소초면 장양리 원주취수장을 제외하고, 횡성댐 광역상수도 공급량으로만 추계했다. 문제는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는 횡성군에서 2010년부터 원주취수장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인 횡성군 묵계리 등에 공장을 건립하려는 목적이다. 지난 2015년 강원도, 원주시, 횡성군, 한국수자원공사는 '원주권 광역상수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목적은 원주시가 장래 필요로 하는 용수의 안정적 공급이었다. 

 협약서에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역할로 충주댐·소양강댐과 연계한 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했다. 횡성댐 광역상수도 시설용량을 확장하고, 확대 공급량에 대한 원주시 요금 할인도 명시돼있다. 협약을 체결한 지 1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한국수자원공사는 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원주시가 실시협약을 파기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이마저도 응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 데도 횡성군은 줄기차게 원주취수장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각 지자체에서 수립한 수도기본계획을 정부가 취합해 국가수도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지금은 국가수도기본계획을 확정한 뒤 각 지자체에서 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자칫 국가수도기본계획에 윈주취수장 폐지가 포함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주시는 말도 안 되는 원주취수장 폐지 요구가 다시금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도록 단단한 논리로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 물은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원이어서다. 원주취수장을 폐지했다가 다시금 복원하려면 수천억 원이 든다. 수원을 다양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과 가뭄이 갈수록 심화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