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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도매시장 출범 6개월 명암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취지는 좋은데 참여하기가…" 최다니엘 기자l승인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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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수취가격 중 유통비 차지 비율 49%
정부 "온라인 시장 통해 유통 단계 단순화"
도매시장 상인 "사진만 보고 거래 힘들어"

지난해 11월 전국 단위의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이 출범했다. 농산물 유통단계를 단축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고 도입된 것.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농산물 가격에 유통비 비중이 상당하다고 믿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매년 조사하는 농산물 유통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농산물 유통비 비중은 전체 수취가격의 49.7%에 달했다. 천 원짜리 과일 하나를 살 경우 농가가 받는 수익이 503원, 유통 비용은 497원이라는 뜻이다. 

지난달에는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50%에 육박하는 유통비 비중을 대폭 낮추겠다고 한 것. 이를 위해 온라인 시장 거래 규모를 2027년까지 가락시장 수준(5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유통구조가 단순하고 전국 단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온라인 도매시장 근거 법률을 제정하고 운영자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분쟁 조정·고객관리 기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도매법인 간 경쟁을 촉진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도매법인의 지정 기간이 만료되면 성과를 평가해 재지정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가 부진한 법인의 경우 시장 운영 기간 중이라도 지정 취소할 것이라 했다. 

도매시장 법인들은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부가 각 도매법인의 온라인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경우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농산물 도매시장은 도매시장 법인이 온라인에 물건을 내놓으면 판매자로 등록된 소비자가 물건을 사가는 구조다. 따라서 공급량이 풍부해야 소비자들 선택지도 넓어지고 거래도 활성화된다.

A 도매법인 관계자는 "50대 60대 중도매인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농산물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금도 거래, 배송, 손님맞이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잘할 줄도 모르는 온라인 거래를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신뢰가 잘 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평상시 도매시장 상인들은 농산물을 직접 보고 가격을 결정한다. 그런데 온라인 상에서는 정확한 상품의 질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래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B 도매시장 김모 상인은 "20~30년간 눈으로 (농산물을) 보고 손으로 만지고 냄새도 맡아가면서 거래해왔다"며 "그런데 모니터 속 사진만 보고 상품의 질이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각 도매시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온라인 거래 실태를 점검한다. 그런데 원주뿐만 아니라 서울, 천안 등에서도 온라인 거래 비중이 오프라인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미는 정책이라 눈치는 보고 있지만, 온라인 거래는 믿음이 가지 않아 최소 물량만 거래를 트는 모양새다.

A 도매시장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결정적이었다"라며 "생산비나 인건비 증가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모든 책임을 도매시장 법인에게 지우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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