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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과 지역 사회

우리나라 고립은 약 49만 명, 은둔 상태의 청년은 전체 청년의 3.1%…고립·은둔 청년의 부정적 경험과 심리적 불안에 대한 돌봄을 위해 현실적 고민이 필요 장승완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l승인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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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정부는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관계부처 합동 맞춤형 정책방안을 발표했다.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첫 지원 방안이 수립된 것이다.

 최근 사회적 고립·은둔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지만 고립 또는 사회적 고립에 선행하여 소개된 개념으로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라는 일본의 신조어가 있다. 2000년 초반, 국내에 소개된 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의 특이한 문화적 현상으로 간주되었고, 청년의 고립과 은둔은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생애이행주기에 따른 경제적 자립과 사회 진출에 '실패'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전 국민이 사회적 고립, 단절을 경험하고 고립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고립과 은둔, 외로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됐다.영국에서는 2018년 은둔 상태를 넘어선 외로움을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하고 사회적 처방과 대응을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2019년 광주광역시에서 은둔형 외톨이에 관한 조례 제정과 지원계획을 수립하면서 사적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고립·은둔을 중대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 시기의 중요한 특징은 선행 개념인 은둔형 외톨이가 자신만의 한정된 공간에서 사회적 관계를 거의 맺지 않는 상태가 3~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 고립이라는 용어를 통해 개인의 주관적 인지가 포함된 개념으로 해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학술적으로 고립은 '사회적 교류와 접촉이 결여된 상태'로 정의할 수 있는데, 특히 당사자가 원치 않지만 '혼자 있는' 상태라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회적 고립'이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차원의 상호작용을 포괄하며, 이 안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관계의 양과 질뿐만 아니라 양과 질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까지 포함된 개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개념 정의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은둔형 외톨이는 전통적인 취약계층과 범주가 다르고 외견상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원 대상을 구분하고 예산을 투입하기 위해 행정적 차원에서 '정의'할 필요는 있겠지만, 모든 걸 차치하고 본다면 그들이 외롭고 사회적 관계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도울 수 있다면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지원이 마련될 수 있는 데에는 과열된 경쟁과 양극화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의 공감대 확산과 청년기의 고립과 은둔은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며 사회 전체의 활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기저에 깔려있다. 흔히 은둔의 이유 1위가 취업 실패라고 하지만, 실제로 취업에 실패했다고 은둔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상황에서 터놓고 상의하거나 가족들에게조차 이야기하지 못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은둔은 '사회적 관계 자본'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다.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삶 실태조사'와 2023년 청년재단의 '고립의 사회적 비용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립은 약 49만 명(4.7%), 은둔은 24만 4천 명(2.4%)에 달한다. 은둔 상태의 청년은 전체 청년의 3.1%가량 되고 연간 사회적 비용은 7조에 달한다. 저출산과 더불어 큰 사회적 문제이다. 더군다나 노년으로 갈수록 고립의 정도가 심화하기 때문에 청년들의 고립은 더욱 우려가 된다.

 2024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년의 발굴과 지원, 안전망 강화를 위한 정책이 수립되었지만, 고립·은둔 청년의 발굴뿐만 아니라 심리·정서적 활력을 회복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촘촘한 연결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야말로 고립·은둔 청년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자 청년을 둘러싸고 있는 가장 구체적인 단위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시, 제주도 등 여러 지역에서 중앙정부보다 먼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조례 제정과 지원 정책을 발 빠르게 수립하고 시행 중이다.

 힘들게 살아오느라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상상력을 잃어버린 어른들, 그 안에서 힘들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상상력을 잃어버린 지금의 청년들. 우리에게는 지금 또 다른 상상력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청년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지역사회에서 고립·은둔 청년의 부정적 경험과 심리적 불안에 대한 돌봄을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할지 현실적인 고민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


장승완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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