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매년 사회조사 보고서를 발간한다. 사회개발 시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원주시는 관내 1천1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최근 2023년 사회조사 보고서를 펴냈다. 시민들의 사회적 관심사와 인식, 삶의 수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보고서다. 

 이번 사회조사에서는 몇 가지 눈에 띄는 지점이 있다. 우선 원주시 민원서비스 만족도 조사이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만족 47.7%, 보통 35.1%, 불만족 17.1%로 나타났다. 문제는 민원서비스 불만족 사유였다. 원주시 공무원들의 불친절이 24.2%로 가장 높게 조사된 것이다.

 공무원들은 이 같은 결과를 부정할 수 있겠지만 시민들이 공무원의 불친절을 지목했다면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동시에 강도 높은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원주시정에 대한 시민 관심도를 높이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원주시 행정 전반에 대한 관심 조사에서 관심이 있다는 응답보다 관심이 없다는 응답이 13.5%p 높았기 때문이다. 원주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는 원주시에서 추진하는 역점사업의 성패와 연관된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묘책이 필요하다. 

 요즘 원주에서는 매주 5개 내외의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사회조사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공연 또는 스포츠를 1회 이상 관람했다는 응답자가 절반에 못 미치는 44.5%였다. 게다가 문화예술 행사 관람률은 신도심 49.9%, 읍면 26.5%로 지역별 편차가 컸다. 거주지역 내 문화여가 시설의 접근성과 충분한 정도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응답보다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2배를 넘었다. 매주 풍성하게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지만 정작 시민들은 무관심하고, 농촌 주민들은 소외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문화예술이 삶의 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예술 행사에 시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원주시와 문화예술계의 각성이 요구된다. 무관심은 문화예술인들의 예술 의지에도 영향을 미쳐서다. 

 졸업 후 정착할 지역에 대해서는 원주라는 응답이 27%에 그쳤다. 45.8%는 국내 타 시도에 정착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서울 33.5%, 경기·인천 11.7% 등 45.2%가 수도권 정착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한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일 것이다. 거주지역 내 일자리 충분 정도에 대해 긍정 답변은 11.1%에 그쳤고, 부정 답변은 49.1%나 됐다. 원주시의 미래상에 부합하는 도시 형태로 40.9%가 '기업·일자리 경제도시'를 꼽은 것도 원주에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라는 요구인 셈이다. 

 원주시는 작년 5월 경제도시 원주를 선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다. 15년 만에 부론일반산업단지를 착공하고, 지정면 신평리에 농공단지 조성을 확정하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시민 눈높이에는 차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분발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사회조사에서 나타난 시민들의 요구를 면밀하게 분석해 시책으로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