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주에서도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주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지난 18일 '경계선 지능인 지원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원주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경계선 지능인으로 의심될 경우 진단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원주시의회 곽문근 의원이 대표 발의해 제정된 '원주시 경계선지능인 지원 조례'에 따른 것으로 원주시도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가 70~79점이거나 DSM 기준 71~84점으로 지적장애인과 비 지적장애인 사이의 경계선에 있는 사람이다. 인지장애의 범주에 속해 있지만 지적장애(지능지수 70 미만)에는 속하지 않아 사회적 관심이나 지원에서 제외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또래보다 정신연령이 낮고 학습능력, 어휘력, 인지능력, 이해력, 대인관계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로 인해 경계선 지능인들은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고, 원만한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해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하거나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학계나 사회복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경계선 지능인도 장애등급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이들에게 생애주기별로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체계적인 사회지원안전망을 구축해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인구의 14% 정도라고 한다. 원주시 인구수에 대입한다면 5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가정대로라면 우리 사회가 경계선 지능인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계선 지능인이 적절한 교육과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될 경우, 이들의 사회 부적응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이는 우리 모두가 원치 않는 일이다. 실제로 학교폭력, 은둔형 외톨이, 직장 내 따돌림, 가정폭력 등을 일으키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경계선 지능인과 연관돼 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생애주기별로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이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을 갖춘다면, 이들의 개인적인 행복은 물론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원주시가 경계선 지능인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음 단계는 이들에 대한 생애주기별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일이다. 또한, 경계선 지능인의 가족이나 조력자를 포함하는 통합적 복지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 우선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전문 평생교육센터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서울시 등에서는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원주시도 경계선 지능인에 관심 갖기 시작한 만큼 이왕이면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가는 정책을 추진해 경계선 지능인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원주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