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가공품 매출도 부진…판촉 활동 안 해

대형마트에 조성한 원주 농산물 코너가 매출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업인에게는 소득 확대를,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라 시민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원주 농업인들과 농식품 가공업체는 이마트 원주점과 홈플러스 원주점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9년, 지역 농업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농산물 등을 공급하고 있는 것. 농업 환경이 매년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형유통업체들이 농가소득 증진에 도움을 주기로 한 것이다. 

▲ 왼쪽부터 이마트 원주시 로컬푸드 코너, 홈플러스 원주시 로컬푸드콘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농산물 매출액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은 2021년도 8천717만 원, 2022년 5천529만 원, 올해는 4월까지 1천376만 원에 불과했다. 지역 농업인 17명이 마트에 농산물을 공급하는데 판매액이 줄어 소득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판매되는 농산물 가공품은 매출 실적이 더 나빴다. 2021년 2천645만 원에서 이듬해 3천355만 원으로 상향됐으나, 친환경농산물 매출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원주시농식품수출협회 소속 10여 개 업체가 농산물가공품을 공급하는데, 업체당 연 판매액이 200만~3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매출 하락은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2006년 한해에만 19개의 대형마트(할인점)를 개점했던 이마트는 2017년부터 매년 2~3개씩 점포를 줄이고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과 온라인 시장에 밀려 대형마트 매출이 저성장세에 빠진 것. 최근 2~3년은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 원주 농산물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와 우리 농식품 업체의 방만한 매장 운영도 매출 하락의 원인이다. 농산물, 농산물가공품을 공급하기만 하지 판촉 활동은 전혀 없기 때문. 원주생명농업 관계자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나 판촉 행사를 벌이고 싶어도 마트 누구와 상의해야 하는지 모른다"며 "물건이 떨어지면 단순히 채워 넣는 식의 판매 활동은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입점 상품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친환경농산물을 위주로 공급하는데 원주푸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 원주푸드 농산물은 'GAP' 인증 수준으로 친환경보다는 재배가 덜 엄격하다. 원주푸드 공급이 허용되면 현 수준(17명)보다 월등히 많은 농가가 대형마트에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