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극장 철거를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사가 원주시의회를 통과하였다. 이제 이번에 열리는 임시회에서 편성된 예산만 통과하면 아카데미극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절차의 누락과 졸속행정으로 비쳐 진통을 겪었으나 이행절차는 속도를 낼 것이다. 원주시민이 아니면 사실 아카데미극장이 가진 역사적 가치가 미미하다고 할 수도 있고 오히려 지금의 사회적 갈등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주를 이해하거나 원주 단관극장의 역사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해되는 부분도 많다. 역사·문화적 가치평가는 미래세대의 몫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선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빌려 쓰고 있는 것이고, 이는 후대에 자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

 오히려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유산으로서 가치를 키워야 한다고 본다. 프랑스 파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2019년 화재이후 엄청난 비용을 들여 복구 작업 중이지만 필자가 만난 사람들은 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형 그대로 복구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고 있었다.

 강원도의 원주는 지리적 영향으로 늘 한반도 전쟁역사와 그 괘를 같이 해왔다. 크고 작은 전쟁이 있을 때마다 침략자들에게 저항세력의 본거지로 인식되어 1951년, 1907년의 전쟁사를 비롯해 조선·고려의 역사 속에서 원주 토착민들은 몰살·참사되었으며, 유산은 소실되어 이제는 그 흔적만 남아 있다.

 1천300년이 넘은 고도임에도 원형이 보존된 곳이 전무한 이유이고 이로 인해 우리 선조들은 늘 선대의 업적을 지켜내지 못한 아픔을 가지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1900년대 이후에 지은 건물 몇 곳만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보니 원주는 더욱 근·현대적 가치가 소중한 이유이고 우리 손에 의한 파괴는 신중해야 후손의 원망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쌍다리라고 불리던 원주교는 1960년도에 준공되었고 아직도 차량과 사람이 통행을 한다. 쌍다리가 만들어질 때와 지금은 교량설계 기준이 다르다. 차량이 대형화되면서 적재량이 늘고 그에 따라 중량이 커진 것을 고려한 DB-하중(DoroBan-Truck) 설계기준이 강화된 것인데 그만큼 오래된 교량은 위험도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안전하다고 한다.

 이는 보수보강을 해서 D등급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아카데미극장도 보수보강을 하면 안전성은 얼마든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활하중이 거의 없으니 골조는 훼손된 곳만 보완하고 노후화를 줄이기 위해 건물은 프레임이나 기둥이 필요 없는 유리공법으로 씌우고 언더피닝공법(under-pinning method)이나 그라우팅공법(grouting method)으로 지반을 보강한다면 유지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쌍다리보다는 최소한 안전하다고 본다. 붕괴위험은 기우이고 관심과 배려가 있다면 얼마든지 방안이 있다고 보인다.

 그럼, 원주시장께서 심려하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주차장 건립이나 문화공간 조성에 대해 방안은 없을까?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쌍다리 앞 원주교오거리에서 평원로사거리까지 약 700m 노상에 주차장을 만들고 강변도로의 경사면이나 둔치를 활용해 차로를 확보한다면 지금보다 교통체증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고 상권 활성화는 몇 배 상승하리라 본다.

 평원로 노외주차장 사업으로 발생되는 수입은 아카데미극장의 유지관리비와 이 지역 상인들에게 재투자한다면 세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사례로 손꼽히게 될 것이다. 이 주차장의 일부는 필요시 대공연장으로 활용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말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