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 제133주년 세계노동절이 있었다. 한국노총은 7년 만에 5만 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우리는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본격적인 대정부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133년 전 세계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노동을 외치며 투쟁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주 69시간 노동시간 상한제가 버젓이 정부 정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임금체계, 산업안전, 노사관계, 공공의료, 연금개혁, 일자리 정책도 하나하나가 노동자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시대착오적이면서 과로사를 조장하는 주 69시간 노동시간 상한제를 즉각 폐기하고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보호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노동자의 기본권과 건강하게 일할 권리,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우리는 정부의 노동개악 저지를 촉구하고 있다. 내용을 좀 더 살펴보자면, 2021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고 2022년 1월 27일 법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법은 사실상 무력화 되었고 엄정한 법 집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유예 등 기업의 로비에 굴복한 누더기 법안이 되어버렸다. 한국노총의 주장은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법 적용을 전면화하고 산재 사망 발생 시 기업이 무너지는 수준으로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것이다. 연금개악저지 투쟁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는 국민연금기금 고갈을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하고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개악을 추진 중이다. 노동, 교육 분야와 함께 3대 개혁과제로 거론할 정도로 추진 의지가 강하다.

 한국노총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을 전제로 한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요구하고 국민연금기금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금 개악 저지 총력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 요구사항은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악 저지,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운영 장악시도 저지, 퇴직연금 일부 보험료의 공적연금 전환 등이다.

 정부는 지금 노동혐오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사회적 대화는 실종됐으며 노동 개혁의 허울을 뒤집어쓴 노동 탄압이 노동자들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이번 노동절은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노동조합이 결성되며 노동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경영에도 일정 부분 참여하는 등 노동인권이 많이 신장됐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우리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 부조리와 불합리가 곳곳에 존재한다. 노조가입율이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기준 14.2%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OECD 최하위권이다.

 조직화 되지 않은 비노조 노동자들은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없어 역차별을 받는 노동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렇게 가려진 노동자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사회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 이후 노동시장 변화로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가 대거 등장했지만, 이분들은 기존 노동법의 보호 울타리 밖에 방치돼 있다. 사회보장제도에서 제외된 이들에게도 최소한의 생계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여야의 입장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양대 노총에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차별폐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런 비정형 노동자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차별폐지를 위해 약자와의 연대를 통해 법, 제도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일하는 국민이라면 고용의 형태와 직종, 사업장 규모에 상관없이 일한 만큼 대우받을 권리, 쉴 권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 등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을 완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노동조합을 지키고 노동자, 서민의 삶과 민생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난 4월 총력 투쟁단을 설치하고 정부의 노동개악, 노동탄압에 맞서 양대노총과 범시민운동 진영과의 연대, 공동투쟁체계 구축에 들어갔다.

 ▷6월에는 최저임금법 개정을 위해 업종별 차등적용을 규정하고 있는 최저임금법 일부 조항에 대한 폐기와 가구생계비 반영의 명문화, 장애인/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노동자 적용확대 등 법, 제도 개선과 생활임금제도 법적 기반 마련을 위한 투쟁이 계획되어 있다. ▷7월부터는 하반기 총력투쟁으로 경사노위 자문단 및 연구회 대응활동, 국정감사, 정기국회 기간 대 국회 집중투쟁 ▷11월 전국노동자대회 총 결집 ▷12월 노동개악저지 대국회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재중 한국노총 원주지역지부 의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