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보훈단체인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원주지회는 원주시민으로서 시민과 함께 서로 나누고 봉사에 참여하고자 많은 회원들이 진정성을 갖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족회원들은 6·25 한국전쟁에서 아버님을 조국에 바치고(전사), 어머님은 개가하여 고아로 자라거나 조모 또는 백부(숙부)슬하에서 굶주리고, 못 배우고, 가난에 허덕이면서 갖은 역경을 헤쳐가며 꿋꿋하게 70여년을 버티며 살아왔습니다.

 대한민국은 50~70년대까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유자녀들은 정부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원주초교를 다니던 시절, 한창 먹고 싶은 나이인데 하도 배가 고파 쌍다리(지금의 원주교) 밑 거지들을 찾아가 깡통밥 몇 숟가락 얻어먹고 견뎠습니다. 초·중·고 시절 점심은 거의 먹어본 적이 없고, 소풍, 수학여행도 가 본 적이 없다보니 학창시절 사진은 한 장도 없습니다. 

 뼈저린 가난속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입대한 저는 육군장교로 전후방 각지에서 17년 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했고, 육군소령 으로 예편했습니다. 이후 방위사업체에서 24년 근무한 뒤 사장으로 퇴임했으며, 2013년 고향 원주로 돌아왔습니다. 2014년부터는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원주지회 지회장으로 회원들의 복지증진과 전몰군경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았던 때문인지 2021년 원주부부상을 수상했고, 2022년에는 강원도선행도민대상(근검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현재 원주시에 거주하는 유족회원은 700여 명입니다. 하지만 유족회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회원은 100여 명에 불과하며, 대다수 회원들은 70세가 넘는 고령으로 정부수당과 원주시수당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들은 어려운 생활여건에도 불구하고 불우이웃돕기 성금, 튀르키예 지진피해성금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부터는 이웃사랑 나눔실천 (사)작은천사를 후원하기 시작해 올해 초까지 회원 7명이 정기적으로 후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27명의 회원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지금은 유족회 유자녀 34명이 매월 1만 원 씩 (사)작은천사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회원 34명은 이웃사랑 나눔실천 (사)작은천사를 후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사)작은천사와 맺은 협약식 모습.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원주지회 회원들의 이같은 나눔실천은 대한민국 국가 유공자 보훈단체로는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라는 점에서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원주지회 회원들은 앞으로도 (사)작은천사와 함께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회원 대부분이 평생을 고생만 하고 살았기에 여생은 조금이나마 안정되게 살아가길 원하지만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다행히 원주시가 2014년부터 보훈영예수당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강원도보훈명예수당도 지원해 주고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원주지회와 (사)작은천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김승은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원주지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