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던 원주교육지원청 청사 이전 사업이 또 한 번 고비를 맞게 됐다. 원주시가 지난 1일 원주교육지원청 부지 매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청사 부지활용계획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통과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현 청사 활용 방안이 불투명해지면서 청사 이전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원주시는 지난 2월 학교 이전 후 수년째 방치되고 있던 옛 학성초 부지와 원주교육지원청 부지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옛 학성초 부지를 매입해 학성동 정지뜰 개발사업 및 구도심 활성화 계획과 연계해 원주시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매입 의사를 밝힌 것이었다.

또한, 원주 교육계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교육지원청 이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해 양 기관이 상생하는 것은 물론 원주시 교육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  

특히, 현 교육지원청 부지가 인근 기상대 건물로 인해 고도 제한, 이격거리 등 관리법에 따른 제한으로 부지 활용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원주 교육행정의 백년대계에 초석을 다진다는 각오로 내린 결정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강원도 교육감이 원주교육지원청을 옛 학성초로 이전한다고 발표하면서 청사 매입계획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영서고 실습지는 부지가 넓어 교육청뿐 아니라 특수교육원 등 교육기반시설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고 관설IC 개통 시 접근성도 우수하다"며 "영서고 실습지로 원주교육지원청 부지를 재선정할 경우 옛 학성초교와 원주교육지원청 부지 매입계획을 다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원주시 입장 발표에 대해 도교육청은 당황스럽지만 옛 학성초로 이전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청사 이전 부지로 옛 학성초를 확정했다. 학성동 152-1에 총사업비 390억 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2만1천797㎡, 건축면적 7천129㎡(지하 1층, 지상 3층, 별동 1층) 규모의 신청사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전 부지로 학성초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주시와도 소통했는데 이제와서 현 청사 매입 계획을 바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전 부지를 번복하면 기존 결정지에 대해 찬성했던 사람들의 민원은 고스란히 도교육청의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행정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처음 결정했던 대로 옛 학성초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현 청사 활용 계획은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주 중 새로운 청사 활용 방안을 확정하고, 중앙투자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지은 지 45년이 된 원주교육지원청은 노후되고 협소한 공간으로 1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기에 매우 열악하다. 때문에 10여 년 전부터 청사 이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번번히 무산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 2월 원주시가 현 청사 부지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중투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청사 활용 계획이 해결되는 듯했으나 원주시가 매입 유보 로 선회하면서 다시 원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