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약 10년 전 원주투데이 지면을 빌어 아파트 주차장을 공유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직장으로 출근한 뒤 퇴근하기까지 아파트 주차장이 텅텅 비기 때문이었다. 당시 서울시에서는 아파트 주차장 공유사업을 시행하고 있었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했다고 한다.

 몇 년 전 원주시의회에서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아파트와 종교시설 등의 주차장을 공유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몇몇 종교시설에서 동참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고 했는데, 실제 성사된 건 찾아보기 어렵다. 공유주차장으로 개방하면 주차장 관리를 위한 차단기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원주시청에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는데도 성과는 미미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원주시청 민원인 주차장 신설에 대한 얘기를 꽤 많이 들었다. 원주시청 주차장에 민원인 전용 주차장을 만들어 민원인은 주차가 수월해진 반면 원주시청 직원들은 주차할 곳이 없어 애를 먹는다는 얘기였다. 직원 수에 비해 주차면이 부족하다 보니 그간 원주시청 직원들이 민원인 주차장을 이용하면서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민원인 전용 주차장을 만들자 직원들은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출근 시간이 빨라졌다는 불만과 함께 점심식사를 위해 차량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주차하려면 시청 주차장을 몇 바퀴씩 돌아야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원주시청에서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청내 주차장을 확장한 것으로 아는데, 여전히 미봉책에 그치는 것 같다. 다시금 주차장을 확장해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인데, 확장 이후에도 주차난이 계속된다면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에서도 주차난이 심화하자 차량 대수별로 주차요금을 받기로 했다. 세대 당 2대까지는 주차요금을 내지 않지만 3대는 1만 원, 4대는 2만 원의 주차요금을 매월 부과하고 있다. 단계택지, 단관택지, 무실택지 등 택지개발 지역은 물론 전통시장이 밀집해 있는 원일로 일대도 주차난이 심화한 지 오래다.

 주차가 불편하면 대중교통이라도 편해야 하는데, 대중교통 이용도 편치 않은 상황이니 주차문제는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공원 지하와 초등학교 운동장 지하에 주차장 건설을 추진하겠는가? 공원과 초등학교에 지하주차장을 건설하면 주차문제는 해결될까? 주변 지역 주민들이 당분간은 주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현재 기후위기 시대를 살고 있다. 당대는 물론 후손에게 조금이라도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선 탄소중립을 가정에서부터 생활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걷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행정력이 모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뺑뺑이로 불리는 시내버스 노선을 곧게 펴고, 울퉁불퉁에 제각각인 자전거도로를 깨끗하게 정비해야 하며, 걷기운동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원주천 둔치의 광활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서 10분이면 원일로 일대에 밀집해 있는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원주천 둔치에서 전통시장까지 일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를 재정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도심에 주차장을 신설하는 예산보다 적게 들 것이라고 자신한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리함은 반드시 자연훼손을 수반하게 된다. 대대손손 살아갈 소중한 원주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조금 불편해져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