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역, 법원 이전으로 도시 공동화가 심해지고 인적이 끊어진 역전시장. 택시를 타고 역전시장으로 가자고 하면 택시 기사님들이 거기가 어디냐고 반문하는 곳으로, 과거 중앙시장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치며 상권이 활발했던 곳이 잊혀 가고 있다.

 문체부에서 실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학성동이 깨끗해지고 이뻐졌다고 주민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현장을 3년간 함께한 예술가의 입장에서 어찌 보면 숨도 차고 힘겹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으므로 학성동 구도심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중앙정부 예산이 투입된 후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의미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며 문화예술의 나아갈 한 방향이기에 지자체 각별한 관심과 지속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현재 학성동은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주민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면 사업이 종료된다고 하고…. 주민은 고령화가 가속되고 주차난, 공상가, 그리고 쉽게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여전히 희매촌이 존재하고 있는 학성동. 이 척박한 환경을 꿈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소수의 예술가들이 주말 거리작업, 마을공동체 사업, 강원도 문화재단 문화콘텐츠 사업 등의 집중적 공모에 의존하여 꿈틀거리며 치악산 비로봉의 정기를 받은 학성동 역사의 현장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역전의 용사가 되어 작은 인사동 같은 문화예술의 거리를 위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말 거리작업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탄생한 이름 '원주의 몽마르뜨'. 야간이면 붉은 등이 켜지며 희매촌 영업이 시작되고 거리엔 길고양이들이 뛰어다니고 예술의 내음을 맡을 수 있는 곳이 된다. 이러한 배경이 우리들의 '역마르뜨 예술거리' 이름이 탄생한 배경이다.

 학성동의 매일 매일을 3년째 지켜왔고 3년 전 찢어진 천막과 공폐가가 된 가게를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한다. 50년대에 지어진 흙벽이 내려앉고, 인적이 끊어진 모습에 놀라기도 했고 막막하고 두려웠지만, 인연의 흐름대로 가자는 생각으로 지나온 나날들 마음도 몸도 3년이라는 시간 속에 녹아 겨우 고개만 빼꼼 내민 2023년 일상에서 만나는 예술의 거리가 이제 싹이 트고 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문화의 힘이라는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오늘도 학성동 거리에서 열심히 붓질하고 흙을 두드리는 소수의 예술가들. 이들이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 사는 냄새와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역전의 스토리와 투박한 삶의 흔적 때문이다.

 찾는 이 없는 이곳에 월세가 저렴하니 들어와 장사하면 어떠냐고 유치를 하며 만났던 숱한 상인의 손사래들…. 불행 중 다행으로 호치민 쌀국수가 들어와서 동네 대박집이 되었으나 예전의 아픈 기억 때문에 이곳을 기피하는 원주민들이 현재도 존재한다. 원주시민들에게 함께 원주의 자율적 시민 프로젝트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자고 권유하고 싶다. 

 아무도 3년 후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낼 수 없겠지만 이곳은 더 많은 변화가 올 것이고, 원주의 명소는 '역마르뜨 예술의거리'로 각인 되리라 믿는다. 지역 예술인들이 모이고 예술을 논하는 살아 있는 거리가 태어날 것을 예감하며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행정력의 협조를 구하며 꿈을 꾸는 원주 소상공인들에게 활성화를 위하여 함께 역마르뜨 거리에 동참을 권유하고 싶다. 

 젊은 청년들 창업지로 대중음식점이 창업을 같이해 준다면 레트로 감성이 추세인 현시대에 학성동의 스토리는 버릴 것이 없는 곳이기에 감히 활성화 방안에 원주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제안한다.

 희망을 꿈꾸는 자에겐 희망이 찾아오고 절망을 생각하는 자에겐 절망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원주, 가고픈 동네, 핫한 젊음의 거리로 변신할 장소에 어떤 나무를 심을지 함께 고민하고 작은 꿈나무를 심어 나가고 있다. 

신구경 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부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