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라면은 매주 금요일 오후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장미공원에서 무료식당을 운영하고 있다(좌). 개구리밥차는 매주 월요일은 장미공원, 목요일은 원주댄싱공연장에서 오후6시30분부터 밤12시까지 무료식당을 연다.

늦은 밤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늘상 위험하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번화가를 정처 없이 떠돌다 이마저도 잠잠해지면 공원이나 빈 공터를 찾아 삼삼오오 모여든다. 갈 곳 없는 이들에게는 유흥시설로부터 유혹의 손길과 헛헛한 배고픔이 항상 함께한다. 이런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휴식 공간은 물론,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 청소년 무료식당이 거리로 나섰다. 

길터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손상달)은 지난 11월부터 단계동 장미공원에서 '밤새라면'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에서 주최한 지역사회공헌을 위한 '사내벤처' 사업으로부터 지원 받아 단계동상가번영회와 협약을 맺고 공원 내 주차공간을 활용해 무료식당을 오픈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운영하는 '밤새라면'은 그야말로 야심한 시각, 갈 곳 없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야식 한 끼를 제공한다. 종류별로 구비된 컵라면을 먹으며 자유롭게 쉬었다 갈 수 있다. 라면은 매개일 뿐, 청소년들에게 정기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시작했다. 

길터사회적협동조합 김동원 담당자는 "늦은 시간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야간돌봄의 필요성에 공감해 밤새라면을 기획했다"며 "특히 유흥시설에 위험하게 노출된 여성청소년들을 위해 탄탄한 보호 안전망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적이 드물거라는 예상과 달리 하루 20여 명의 청소년이 밤새라면을 찾는다. 봄이 다가오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금요일마다 밤새라면을 방문하는 청소년들은 점차 늘고 있다. 라면을 먹을 정도의 시간 동안만 머물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찾는다. 

깊은 대화를 나누며 관계형성을 기대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라 밤새라면이라는 공간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홍보 활동에 힘쓰고 있다. 대신 밤새라면을 찾는 청소년 중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는 의료비 등 긴급 지원과 가정·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관련 기관에 연계하는 맞춤 서비스를 적극 지원한다.

김동원 담당자는 "올해는 지역에서 운영되는 청소년 무료식당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관계망을 만들어가고 싶다"며 "각자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원활한 소통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매주 월요일에는 원주교육복지네트워크 물꼬(다표: 이창열)가 장미공원에 무료식당 '개구리밥차'를 연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다 지난해 재개했지만 운영난으로 문을 닫아야했던 개구리밥차는 지난달 다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월요일에는 장미공원에서, 목요일은 원주댄싱공연장에서 오후6시30분부터 밤12시까지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잘 차려진 한 끼 밥상을 만날 수 있다. 따뜻한 밥과 국, 몇 가지 반찬을 곁들인 집밥 같은 백반을 청소년들에게 제공한다. 식사 후 간식과 차는 물론 보드게임을 즐기며 휴식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2015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만큼 먼저 와서 식사를 기다리는 청소년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창열 대표는 "개구리밥차가 중단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사회에서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후원이 모여 무료식당을 다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청소년 돌봄서비스의 일환인 개구리밥차 사업에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