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233명의 교수·연구진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아카데미극장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카데미친구들에 따르면 대학교수, 연구자, 지역 청년, 상인회, 영화인 등 다양한 집단에서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원주 아카데미극장 앞에서는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지지하는 교수·연구진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교수·연구진 공동성명은 지난 17일 원주 지역 교수들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교수 간 네트워크를 통해 강원도를 넘어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공동성명에는 원주지역 87명, 타지역 146명 등 233명의 교수, 강사, 연구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서 심재관 상지대 교수는 "아카데미극장은 수많은 원주시민들의 집단적 기억 그 자체이며, 그 기억이 거주하는 장소"라며 "기억을 지우는 도시는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인간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신상범 연세대 교수는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시민정치참여의 최소한의 방식이며, 이를 넘어 시민들은 지속적으로 정책적 의사 결정과정에서 참여할 권리가 있다"며 "아카데미극장 철거 문제는 원주시의 독단적 결정이 아닌 민주적 절차를 통해 시민 숙의과정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이날 성명발표에서 교수진이 보존활동을 위한 자문단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 아카데미극장 앞 버스정류장에 붙은 청년의 대자보.

한편, 상인들의 보존지지 서명 참여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2일부터 풍물시장 일대 상인 111명을 대상으로 지지 서명을 받았다. 29일에는 원일로 농협 앞에서 아카데미극장 보존 서명 캠페인이 이어졌으며, 아카데미극장 앞에는 지역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 서명 동참자 수는 지난 28일 현재 6천명을 돌파했다.

전국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에 이름을 올린 영화 '나의X언니'의 조현경 감독은 지난 28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아카데미극장 대자보를 붙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 감독은 대자보를 통해 "아카데미극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원형을 보존한 극장으로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문화를 향유했던 공간"이라며 "아카데미극장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아카데미극장'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영화인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 전주국제영화제 거리에 뭍은 조현경 감독의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