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문화재단은 올해 초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고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새로운 운영체계로의 변화를 추진하면서, 지난 4개월 동안 원주문화의 발전 토대를 견고히 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동안 명칭이 어려워 택시를 타도 목적지를 말하기 어려웠던 '원주복합문화교육센터'를 시민들이 누구나 쉽게 기억하고 부를 수 있는 '남산골 문화센터'로 명칭 변경하였으며, 원주천변 일원에서 '제1회 벚꽃 버스킹'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원주의 새로운 문화를 꽃피웠다. 

 그런데 최근 원주문화재단이 정치의 한복판으로 강제로 끌어들여졌다. 모 강원도의원이 지역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한지테마파크 위탁운영마저 원주문화재단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있다'고 한 것이다. 또한, 한지전시체험관 건립이 무산된 것을 두고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원주문화재단 구성원들은 재단을 정치의 장으로 끌어 들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원주문화재단은 문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지역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 및 공간운영을 통해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시민의 눈과 귀가 즐거운 원주만의 새로운 문화창조에만 매진할 것이다.

 올해 초 원주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한 박창호 대표도 취임사에서 '저는 무당(無黨)입니다. 춤추는 무당(巫堂)이 아니라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오로지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문화예술 당원입니다.'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원주문화재단이 한 도의원의 발언으로 인하여 정치의 도구화가 되어버렸다.

 한지테마파크 위탁운영 주체를 원주문화재단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라는 표현은 동의할 수 없다. '흉흉한 소문'이라는 표현은 한지테마파크 운영을 원주문화재단이 하면 잘못이라는 전제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한지테마파크 운영은 반드시 지금까지 운영을 맡아온 한지개발원만 해야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지개발원은 한지테마파크를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12년간 위탁 운영해 왔다. 오랜 기간 운영을 맡아온 것은 자랑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한 단체에 장기간 위탁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한지개발원은 장기간 위탁에도 불구하고 원주한지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지 못하고 실질적 성과가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원주시는 시의회 승인을 받아 원주한지테마파크 위탁운영 기간을 1년으로 단축 시켰다. 

 또한 모 도의원은 한지전시체험관은 현재의 한지테마파크가 외관의 화려함과 규모에 비해 시민들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한 시설로는 부족해 건립을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많은 시민이 한지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고 있지만 10명 정도가 참여할 수 있는 강의실이 2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주한지테마파크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본관 건물과 야외공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1층은 한지역사실, 한지체험실, 아트숍, 작은도서관, 2층은 기획전시실 1, 2가 그리고 80명이 사용 가능한 회의실이 있다"고 완벽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래도 공간이 부족하다면 우선은 지금 있는 화려한(?) 건물에서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고민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원주문화재단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 원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인들의 복지 및 지역문화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할 뿐이다. 지역의 공연분야 예술인을 발굴하고 예술인에게 공연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며, 나아가 직장인들의 문화예술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 이상 우리 원주문화재단을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말라.

강근호 원주문화재단 청렴감사팀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