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달 시행한 개방형 직위인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인사발령에 대해 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간 정부는 중요 장애인 정책을 추진하는 부처에 장애인 당사자를 임명하는 개방형 직위를 운영해 왔는데, 이번에는 비장애인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등 29개 장애인 단체들은 이번 인사가 20년째 유지해온 장애인 당사자 채용 원칙에 위배된 인선이므로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인사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고,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의 경질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전국 시·군·구별로 항의 현수막을 게시하고, 장애인 개방형 직위 보장을 위한 대규모 집회로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장애인 단체들의 강력한 항의로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우리나라 모든 장애인 당사자를 대표하는 단체와 소통하며 정책을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또한, 장애인 당사자만이 가질 수 있는 높은 장애 감수성과 이해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삶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이 부여돼 있으며, 이를 위해 활동해야 하는 자리이다.

 장애인이 가진 존엄성과 가치 존중을 바탕으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장애인권리법의 기본취지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장애인 권리보장의 가치, 그리고 이를 바로잡고 지켜가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장애인의 권리보장, 장애인의 차별 철폐가 장애인 정책에 잘 반영되고 있는지. 또한 장애인들의 삶이 존중받고 있는지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왕재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원주시지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