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 이 말은 4-H의 금언(金言)이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만들자는 혁신적인 사고와 몸소 실천함으로써 배움을 얻는 우리 단체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말이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 중 "아직도 4-H가 있느냐?", "나는 ○○4-H 구락부였다"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어 주시는 분들도 더러 계신다.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안다는 4-H. 나는 원주시 청년 4-H 회장이다.

 2017년 9월, 나는 4-H 단체에 가입하게 됐다. 우연히 원주시 농업기술센터에 방문했는데, 기술센터 직원께서 '나이가 마흔을 넘지 않았으니 4-H에 가입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라고 말하셨다. 농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모임이란 걸 알고, 한치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가입신청서를 내고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만난 청년 회원들, 본부 선배님들과  통성명을 하고 이야기 몇마디 나누다 보니 어느덧 '이 단체에 가입하길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농업이라는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모임인 동시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 사람들과의 정보교류, 고민상담 등을 통해 항시 다음 만남이 더 기다려지는 단체였다.

 4-H에 가입한 첫해 했던 활동으로 크게 품앗이, 분기회의, 삼토페스티벌 등이 있다. 품앗이 활동을 통해 누군가를 돕는다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또한 분기회의를 통해 농업인도 충분히 격이 있는 토론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 삼토페스티벌을 통해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자라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순리의 정신과 농업인의 날 최초 발상지가 우리 원주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어 뜻깊은 한 해였던 것 같다. 

 나는 내가 처음 느껴본 유익한 점들을 어린 동생 회원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어, 2023년 청년 4-H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실은 올해가 청년 4-H로 활동할 수 있는 마지막해였기에 가만히, 적당히 활동하다가 졸업이나 할까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후배들에게 멋진 형은 아니었을지라도 한가지라도 더 가르쳐주거나, 재밌게 해주고 도움이 되는 형이 되었나?'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당당하게 망설임없이 'YES'라고 답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4-H 라는 글씨만 보아도 4-H의 심벌인 네잎클로버만 보아도 가슴이 뛰는 내 자신을 보며 회장이 되길 결심했다.

 청년 4-H 회원들의 찬성으로 회장직을 시작하였다. 그간 회원과 임원진 정도로만 활동했을 때와는 달리 '책임감'이라는 짐이 무겁게 느껴진다. 그동안의 회장님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취임식을 하던 때 회원들에게 했던 '4-H를 위한 나'가 아닌 '나를 위한 4-H'를 만들어보자는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회원들 각자 본인들의 할 일을 하며 '나는 4-H회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단합을 이끌어보고 싶다. 또한 회원들 마음속에 4-H서약 내용인 '지·덕·노·체' 4가지 이념과 상징이 새겨져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네잎클로버의 행운이 항상 깃들길 바래본다. 

 앞서 말했듯 아는 사람만 안다는 4-H가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4-H가 되길 바래본다. 우리 청년농업인들이 4-H로 똘똘 뭉쳐 함께 활동한다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잘해야지하는 다짐과 그러면 더 잘되겠지?하는 희망이 샘솟는 봄이 온다.

 내가 하는 딸기는 이제 막바지이지만, 논과 밭에 뿌리고 심을 다른 작물들을 준비하며 2023년 농사에 또다시 희망을 가져본다. 원주시 농업인들과 청년 4-H 모두 파이팅!

권남우 원주시4-H연합회 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