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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 좀 하자는데…

시민 소통 강화를 위해 3억이나 되는 돈을 써가며 시장실을 1층으로 이전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공론장을 마련해 달라고 9개월 가까이 요구해도 대답이 없다 용정순 틔움연구소 대표l승인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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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0일 원주시는 시민을 대상으로 시장실 개방 행사를 가졌다. 원강수 시장은 이날 오후 시장실을 찾은 시민을 맞이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등 시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시장실 개방행사는 지난해 11월 21일 시장실 개소식 후 두 번째다. 원강수 시장은 "시민과의 공약인 시장실 1층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전이 아닌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시민이 찾는 사랑방과도 같은 공간으로, 시정 발전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원주 아카데미 극장의 보존과 재생을 희망하는 시민모임인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원주시에 시민 250명의 서명부와 함께 시정 정책토론을 청구했다. 취임 이후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원강수 시장이 시민 의견을 반영한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은 했지만, 9개월 동안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갑자기 아카데미 극장에 가림막을 설치하더니 극장 문을 걸어 잠궈 간헐적으로나마 이루어졌던 아카데미 공간에서의 활동들을 원천 봉쇄했다.

 그뿐만 아니라 담당 부서 공무원들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아카데미극장 철거가 답이라는 일방적이고 왜곡된 안내문을 돌려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며 공개적이고 공정한 정책토론회를 청구하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원주시는 청구서가 제출되자마자 바로 서명자의 주민등록번호와 본적지까지 적어야 한다며 보완을 요청했다. 법령으로도 제한하고 있는 개인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요구하는 위법한 행정행위를 하고 있다. 

 시민을 대하는 방식이 너무나 다르다. 한쪽에선 시민 소통 강화를 위해 3억이나 되는 돈을 써가며 시장실을 1층으로 이전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공론장을 마련해 달라고 9개월 가까이 요구해도 대답이 없다가 왜곡된 정보로 주민 갈등을 부추기고 정해진 답을 강요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보이질 않는다. 

 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과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아카데미 극장의 보존과 활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2015년 문화극장이 철거되면서부터 아카데미 극장 보존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돼 왔고 많은 어려움과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왜 지금에 와서야 세금낭비니 철거해야 하느니 논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되묻지 않더라도 아카데미 극장의 매입과 보존 활용 계획은 적법한 행정행위에 의해 진행되었다. 

 <원주 아카데미 극장 보존·매입에 관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은 2021년 9월 6일 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사안이다. 당시 원주시의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원주시는 제안이유로 '단관극장 중 유일하게 남은 원주 아카데미 극장을 보존하고, 시민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 하여 원도심의 문화허브로 재단장하고자 하고, 아카데미 극장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으로 원주의 정체성 보존 및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하여 원주아카데미 극장을 취득한다'고 했고 당시 시의원들의 동의로 결정됐다. 

 과거의 결정이 모두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법적으로 정해진 제도적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을 번복하고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또 그만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사유와 근거 그리고 절차에 따라야 행정의 신뢰도 높아지는 법이다. 

 아카데미 극장을 보존하자는 측이나 철거하자는 측이나 궁극적으로는 '쇠퇴해 가는 원도심을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살려볼까' 하는 마음일거다. 아카데미 극장을 철거해서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원도심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명한 방안이라면 극장을 보존하자는 측에서도 수긍할 것이고, 철거를 주장하던 분들도 아카데미 극장을 잘 살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될 수 있다면 찬성할 거다. 

 그런데 어떤가? 아카데미 극장 옆에도 주차장이 있고 그 맞은편 개인소유이긴 하나 주차장이 있고, 바로 옆 원주천 부지에도 주차장은 있다. 그나마 장사가 된다는 원주의 단계·무실·단관택지는 주차장이 많아서 사람들이 몰리는 걸까? 생각해 볼 일이다. 어떻게 하면 쇠퇴해 가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 수 있을지?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아카데미 극장은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같이 모여 토론하고 합의를 모아 보자. 

 이제 '원주시주민참여기본조례'에 근거해 '정책토론청구'가 이루어진 만큼 그 공은 원주시로 넘어갔다. 시민과 소통하고자 하는 시장인지 단지 보여주기식의 소통만을 원하는 시장인지를 볼 일만 남았다.


용정순 틔움연구소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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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앙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으로 문화유산 가치가 충분하고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기에도 넘쳐나는 데다가 주차장 짓는다고 해서 원도심 찾는 게 아닐 텐데 시에선 무슨 행동입니까 이게

2023.03.20 13:47

원주시민

동감합니다

2023.03.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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