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는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것은 그것이 민주주의적 기본 원칙인 주민 참여와 존엄을 유지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지방자치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과 선거에 보탬이 되는 수준으로 알고 있는 일부 지방 정치가들이 자치정부의 돈을 정치적 또는 사사로운 목적에 사용함으로써 비효율적인 지방자치를 초래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방자치 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이 대부분 같은 정당 출신이며, 이로 인해 지방 재정 및 회계에 대한 정보 공개도 많은 제약을 받고 있고, 여기에 시민들 또한 행정에 대해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자원 분배의 비효율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우리 원주시를 돌아봐도 민선 5, 6, 7기 12년 동안 특정 정당 소속의 한 사람에게 원주시정을 맡겨 본 결과 이러한 지방자치의 폐해가 얼마나 컸는지를 그 분이 떠나 간 후에야 여러 가지 증거들을 발견할 수가 있다. '새로이 임명된 후임은 선임이 한 훌륭한 일을 계승하여 발전의 토대로 삼는다'는 말은 한낮 먼 역사 속의 구호일 뿐이란 말인가. 

 지난 12년 동안 원주시장 직을 마치고 떠나 간 분은 자신의 임기 내 일정 사업에 대해 대못박기 또는 알박기식 행정을 통해 후임 집행부가 소신껏 일을 못하게 하고 말았다. 잘못된 정책을 수정할 수 없게 한 것은 물론 새로운 집행부는 전 집행부가 남겨 놓은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새로운 정책이나 시책을 펼치는데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 

 예를 몇 가지 들자면, 축제 또는 행사를 위탁할 경우 통상 해당 년도에 한해 한 번씩 맺는 계약을 3년 씩이나 계약을 체결해 줌으로써 수탁업체에 엄청난 혜택을 준 것은 물론 후임자는 정통성과 실효성에 대해 검증되지도 않은 사업을 2년이나 더 하도록 했다.

 또한, 사업부지 매입도 되지 않은 관광예정지를 위해 무려 54억원 짜리 관광열차를 사 놓고 떠나서 사업 중단도 못하고 사용하지도 않는 열차는 수년 동안 녹이 슬어가는 모습을 보며 방치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만들어 놓았다. 건물을 지탱하는 철근과 벽돌이 다 삭아 흉물이 되어 10년 이상을 사용하지도 않던 극장을 전 소유자가 불과 5년 전 24억에 매입한 것을 퇴임 직전 32억에 선뜻 사주고 떠나 그 후에 시민들은 보존이냐 폐쇄냐를 논쟁해야만 하는 현실을 보며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외에도 2천여억 원이 들어간 적자투성이 자연파괴형 관광지 사업 등 수많은 과오와 실책이 발견되는데, 그 수많은 사업이 그 분 자신의 개인사업이었고 자신의 재산이었다면 과연 이렇게 했을까 의문이 든다.

 그러므로 현 시정 책임자는 과거 일어났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이에 상응하는 감사청구, 고발, 손·배소 소송 등을 검토하여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잘못된 모든 행정을 바로잡아주기를 권한다. 참으로 잘못된 정치이고 지방자치제도 특히 3선까지 하는 제도의 폐해가 아닐 수 없다. 

 그 분은 떠났지만 아직도 그 분이 펼쳐놓은 잘못된 사업들은 앞으로도 계속 시민들의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까지 지속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서명택 인권영화 감독  wonjutoday@hanmail.net